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6.05 09:24

상품수지 흑자 규모 대폭 축소…배당소득수지적자 50억달러
이주열 "일시적…흑자기조가 바뀌는 것 아냐"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 4월 경상수지가 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2012년 4월(-1억4480만 달러) 이후 7년 만이다. 이에앞서 전문가들은 반도체 부진에 따른 수출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외국인 배당금 송금이 집중되는 4월에 적자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9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6억6000만 달러 적자를 보였다. 이에 83개월 연속 흑자 기록이 끊겼다.

이 같은 경상수지 적자는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대폭 축소된데 주로 기인한다. 4월 상품수지는 56억7000만 달러 흑자를 보여 1년 전보다 39억5000만 달러 줄었다. 반도체 수출 부진 및 대중국 수출 둔화 영향이 지속된데 따른 것이다.

올해 1~4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252억8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68억7000만 달러 축소됐다.

4월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다소 축소됐다. 4월 서비스수지는 여행 및 운송수지 개선으로 14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5억5000만 달러 축소된 것으로 2016년 12월 이후 최소 수준이다. 올해 1~4월 서비스수지 적자폭은 90억9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2억 달러 줄었다.

특히 4월 여행수지는 6억8000만 달러 적자, 운송수지는 2억 달러 적자를 각각 시현했다. 이는 1년 전보다 각각 4억3000만 달러, 3억4000만 달러 줄어든 수준이다.

또 본원소득수지는 43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년동월 대비 12억9000만 달러 축소됐다. 본원소득수지 가운데 배당소득수지 적자 규모는 49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3억7000만 달러 확대됐다. 전월보다는 36억6000만 달러 늘어 계절적 요인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전소득수지는 5억7000만 달러 적자로 9000만 달러 줄었다. 

4월 금융계정 순자산은 3억8000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38억4000만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2억8000만 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를 살펴보면 내국인 해외투자는 53억4000만 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20억4000만 달러 각각 늘었다. 파생금융상품은 5억3000만 달러 증가했다.

준비자산은 11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기타투자의 경우 자산은 11억5000만 달러 감소했으나 부채는 47억5000만 달러 증가했다.

한편, 4월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를 시현했으나 이는 일시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수지 흑자폭 축소의 주된 원인이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의 영향이라는 점에서 갈등해소 여부에 따라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가 동반 개선될 공산이 높다”며 “미중 무역협상 타결 시 국내 반도체 및 대중무역 수지 흑자폭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상수지 적자기조의 지속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더라도 외환시장 불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31일 “경상수지는 일부 계절성을 띄고 있다”며 “4월 배당금 지급이나 관광시즌 때의 여행비용 등의 기복이 심하다”고 언급했다.

또 “월별로 격차가 심하게 나기 때문에 월별 경상수지 보다는 연간이 중요하다”며 “4월 특유의 요인으로 경상수지 흐름이 바뀌더라도 흑자기조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수지 흑자폭 축소의 주된 원인이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의 영향이라는 점에서 갈등해소 여부에 따라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가 동반 개선될 공산이 높다”며 “미중 무역협상 타결 시 국내 반도체 및 대중무역 수지 흑자폭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상수지 적자기조의 지속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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