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6.06 06:05

재정효과와 하반기 경제지표 한 차례 확인할 수 있는 4분기 '유력'
이주열 "소수의견은 말그대로 소수일 뿐…금리인하로 대응할 때 아냐"

(자료=한국은행, 픽사베이)
(자료=한국은행, 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 주(5월 31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1.75%의 기준금리가 동결됐다. 한은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인상된 뒤 지속 동결 중이다. 다만 이번 금통위에서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하면서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특히 우리 경제가 적신호를 내고 있는 가운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한은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 됐다는 관측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에 따른 반도체 및 대중국 수출 부진 영향으로 지난해 12월부터 5월까지 6개월째 감소 중이다. 이 같은 수출 하락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폭 축소 등의 영향으로 경상수지도 84개월 만에 적자 전환했다. 4월 경상수지는 6억6000만 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또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4% 감소하면서 10년 만에 최악의 지표를 기록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0.3% 줄었다. 이에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KDI은 향후 경기 회복이 미진할 경우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거론하고 나섰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인하를 주장했다”며 “이번 통화정책방향을 살펴보면 미중 무역분쟁 심화로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물가는 하방위험이 확대됐다는 문구가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 가능성 및 소수의견이 등장한 점 등을 감안해 한은 기준금리 인하 예상시점을 올해 4분기에서 3분기로 앞당긴다”고 말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주시하는 거시경제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 가운데 한쪽에 추가 훼손이 나타날 경우 인하를 결정할 것”이라며 “그 시기는 재정효과와 하반기 경제지표를 한 차례 확인한 다음인 4분기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결국 한은이 금융 불균형보다 경기 둔화 리스크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인하 시점을 4분기(10월)로 제시했다. 특히 “반도체 업황 및 미중 무역분쟁 이슈는 정책 당국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상수”라며 “1분기에 확인된 수출과 설비투자, 건설투자의 트리플 악재가 지속되면서 7월 한은 수정경제전망에서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여전히 매파적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간담회에서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규모는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고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말 그대로 소수의 의견”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또 “낙관했던 무역분쟁이 악화되면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형성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거시경제와 금융안정을 종합적으로 보면 아직 금리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동결을 전망하지만 6월이 지나고도 대외여건 개선이 미약하고 국내 내부위험이 커지면 인하 기대를 인정하려 한다”며 “지난해 11월에 인상을 실시한데다 정부 재정효과로 2분기 성장률이 반등할 수 있는 만큼 적어도 3분기까지 국내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해외 IB들은 하반기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 바클레이즈, 소시에테 제네럴(SG) 등 다수 IB들이 하반기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며 “향후 무역분쟁이 심화하는 경우 더 이른 시기에 금리인하가 단행될 소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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