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준영 기자
  • 입력 2019.06.06 17:28
수단에서 군부와 시위대가 충돌해 108명이 사망하는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사진=CNN 뉴스 캡처)
수단에서 군부와 시위대가 충돌해 108명이 사망하는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사진=CNN뉴스 캡처)

[뉴스웍스=박준영 기자]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와 시위대가 충돌해 108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다치는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를 강제해산하는 과정에서 군부가 실탄으로 총격을 가해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3일과 4일에도 수단 수도 하르툼, 인근 도시 옴두르만에서도 군인들의 총격으로 사망자가 대거 발생했다.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시위자들도 많아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수단의사중앙위원회는 "하르툼의 나일강에서 시신 40여구를 수습했다. RSF 대원들이 새벽에 시신 10구를 강에 던지는 모습을 봤다"라고 전했다.

이번 유혈사태는 비정규 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의 투입이 원인으로 꼽힌다. 친정부 성향 민병대인 RSF는 지난 2003년 다르푸르 내전 당시 고문, 학살, 성폭력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시위 진압 과정에서 RSF 대원들이 병원을 둘러싸고 시위대를 쫓아내라고 지시했으며, 군인들이 부상자를 돕던 의사를 곤봉으로 폭행하고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국제사회는 수단의 유혈사태 장기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네덜란드, 스웨덴, 벨기에 등 유럽 8개국은 민간인 공격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미국 국무부는 "수단 군부는 폭력을 중단하고 대화를 재개할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수단 내 당사자 간 대화 재개를 강조했다.

수단은 30년간 집권한 오마르 알 바시르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군부와 야권이 권력 이양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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