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6.10 01:20

중단사실 홈페이지 공지 안하고 이용방법 안내문도 버젓이 부착
무선인터넷도 자주 끊겨… 터널 많은데도 일반실엔 독서등 없어

부산행 SRT 고속열차가 출발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사진=손진석 기자)
부산행 SRT 고속열차가 출발하기 위해 수서역에서 대기 중이다(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 A씨는 KTX 보다 SRT가 무선인터넷 환경이 좋아 수서역까지 이동하는 불편함을 뒤로하고 부산까지 가기 위해 열차에 올랐지만 30분만에 후회를 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무선인터넷은 자주 끊기고, 연결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또한 영화 등 컨텐츠를 데이터 소모 없이 볼 수 있던 '하이와이파이'는 아무리 접속을 하려해도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2016년 12월 초 첫 운행을 시작한 SRT 고속열차는 서울 동남쪽 끝인 수서역에서 출발해 경부선과 호남선을 연결하는 새로운 고속열차로서 기존 KTX 대안으로 다른 신개념 고객서비스를 내세워 운행을 해오고 있다.

SRT 고속열차 운행 초기에 고객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 좌석 충전이 가능한 220V 콘센트 설치, 넓고 등받이 각도 조절이 되는 좌석, 특실고객 식음료 서비스, 모바일 앱을 통한 발권, 데이터 프리 와이파이, 조용한 객실 등 10가지의 새로운 서비스를 약속했다.

첫 운행 이후 3년을 맞이하는 SRT 고속열차는 개통 초기 일 수송객 4만4000명을 시작으로 2017년 5만3000여명, 지난해는 6만 명 이상 이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부 서비스에서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이용객들의 불편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려는 노력과 정성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SRT 객차 내에  붙어 있는 하이와이파이 사용방법 안내 표지(사진=손진석 기자)
SRT 객차 내에 버젓이 붙어 있는 하이와이파이 사용방법 안내 표지(사진=손진석 기자)

SRT 고속열차가 개통 초기 KTX와 가장 차별화되는 장점으로 내세운 것이 바로 무선인터넷 환경이었다. 무선인터넷 용량은 특실이 100MB, 일반실은 50MB로, KTX와 비교해 용량이 2배고, 빠른 4G 모뎀을 사용해 속도도 8배쯤 빠르다는 점을 부각했다. 

더욱이 로그인이 필요 없고, 고객의 개인 데이터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콘텐츠를 무료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하이와이파이(HIWIFI)라는 서비스는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열차 안 혹은 역내에서 앱을 설치하고 접속을 하면 재접속하라는 메시지만 계속된다. 휴대폰에 문제가 있거나 혹은 무선인터넷 환경에 장애가 생겨서 그런지 알고 쉽사리 포기하는 고객이 대다수다. 일부 고객은 장소를 이동해가며 몇 번이고 시도해보지만 역시 접속되지 않는다. 귀중한 시간만 낭비한 꼴이다.

문제는 하이와이파이 서비스가 종료됐는데도 SRT 고속열차를 운영하는 SR 측은 어떠한 공지나 안내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고객에게 제공했던 특정 서비스가 중단되면 다양한 방법으로 알리는 것이 기본이다. SRT 고속열차 홈페이지 어디에도 사용 중지에 대한 안내가 없었고, 앞자리 의자 뒤에는 '하이와이파이 이용방법'이란 안내표지가 그대로 붙어 있다.

안내하는 승무원들도 사용이 중지된 내용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승무원들에게 물어보면 “차별화된 서비스라 일반석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나 “현재 사용 중지 중입니다” 혹은 “잘모르는 부분인데, 회사에 확인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등으로 안내했다.

수서역과 부산역을 자주 출장다닌다는 승객 김모씨는 "하이와이파이가 안된지 1년쯤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승객 최모씨는 "10개월 전부터 안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SRT 운영사인 SR 관계자는 “하이와이파이는 서비스 제공회사 사정으로 사용 중지된 것이 맞다"면서도 언제부터 서비스가 중단되었는지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는 "현재 각 역내와 열차 내 안내하던 표지판 및 스티커 등을 제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통 초기부터 기본 제공되는 무선인터넷도 문제다. 자주 끊기고 재접속해야하며, 접속자가 많아지면 먹통이 되어 고객들의 불만이 많다. 열차 승무원이나 관계자에게 무선인터넷 접속이 잘 안된다고 문의하면 “사용자가 많아서 그러니 잠시 기다리면 사용가능하다”라거나 “용량제한 또는 접속시간 때문에 그러한 증상이 나타난다”고 등의 답변만 반복한다. 무선인터넷 개선에 대한 문의에도 “회사측에서 현재 검토 중이다”라고 기계적으로 답변하고 있다.

SRT 고속열차 부가서비스 (사진=손진석 기자)
SRT 고속열차 부가서비스 (사진=손진석 기자)

또 다른 SRT 고속열차의 불편한 부분이면서 괜히 차별받는 느낌이 드는 점이 독서등이다. SRT는 전구간에 걸처 터널이 유난히 많다. 그래서 객차 내에서 책이나 잡지 등을 보기가 불편하다. 그런데 독서등은 특실에만 설치되어 있다. 독서등 때문이라도 일반석이 아닌 특실을 이용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뿐만 아니다. 부정승차를 하는 고객들로 인해 일부 정상적으로 표를 구매한 고객들에게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용무로 잠시 자리를 비워두면 어느새 부정승차 고객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사례가 적지않다. 그나마 자리 주인이 오면 비워주면 다행이다. 다양한 이유로 자리를 비워주지 않는 경우도 가끔 발생한다. 부정승차 단속이 별다른 효과가 없어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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