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6.09 13:53

이탈리아 연구팀, 식품의 최종 당화산물(AGE)과 알레르기 상관관계 밝혀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정크푸드에 들어있는 최종 당화산물이 어린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탈리아 나폴리 페데리코2세대학교 연구팀은 이달 5~9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럽 소아소화기영양학회(ESPGHAN) 52차 연례회의에서 알레르기와 식품의 당화산물과의 관계를 추적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요즘 의학계에서 주목을 받는 물질이 '최종 당화산물(AGE: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이다. AGE는 지방이나 단백질과 결합해 성인병과 노화를 촉진하는 해로운 물질로 알려지고 있다.

AGE는 당류나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로 인해 나타나는 고혈당이 체내에서 단백질 또는 지질과 결합해 발생한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섭씨 150도 이상의 고온에서 튀기거나 구운 음식에서도 증가한다. 설탕, 가공식품, 전자레인지용 식품, 그리고 고온으로 굽거나 바비큐로 요리한 고기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그동안 AGE는 인슐린저항성이나 당뇨병, 죽상 동맥경화증, 신경질환의 주범인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식품 알레르기와의 관련성이 드러난 것이다.

연구팀은 6~12세 어린이를 식품 알레르기 보유군, 호흡기 알레르기 보유군, 건강한 대조군 등 세 집단으로 나눠 AGE 피하수치와 정크푸드 섭취량과의 상관관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정크푸드를 많이 섭취한 집단은 AGE 피하수치가 높고, 식품 알레르기를 야기하는데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식품 알레르기 보유군은 호흡기 알레르기나 알레르기가 전혀 없는 아동보다 AGE 수치가 더 높았다. AGE는 정크푸드에 높은 함량으로 포함돼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또 식품 알레르기에 AGE가 어떻게 관련되는지에 대한 주목할 만한 증거도 찾았다고 보고했다.

어린이 식품 알레르기 유병률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어린이 중 10%가 식품 알레르기에 시달린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이는 고도로 가공된 식품소비량이 증가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주장이다. 실제 유럽국가 사람들의 1일 전체 에너지 섭취량 중 가공식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최대 50%나 된다.

수석연구원 로베르토 베르니 카나니 박사는 "기존의 식품 알레르기 연구모델로는 최근에 급증하는 어린이 알레르기 증가추세를 설명하지 못한다"며 "식품에 들어있는 AGE가 이를 밝혀줄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어린이 정크푸드 섭취량을 제한하는 정부의 보건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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