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6.10 16:47

이정호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연구팀

이정호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무방향성 상변화 냉각판’ 시제품을 시험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기계연구원)
 ‘무방향성 상변화 냉각판’을 전자제품 내부 고온이 발생하는 부품에 부착하면 발열부와 맞닿은 부분에서 기포가 발생한다. 기포가 압력에 의해 액체를 사방으로 밀어내면서 냉각이 이뤄진다. <사진제공=한국기계연구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이정호 한국기계연구원 에너지기계연구본부 에너지변환기계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전자제품 및 전자 장비의 열관리를 위한 새로운 냉각기술 '무방향성 상변화 냉각판(TGP)'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TGP'는 기존의 냉각판이 '증발'을 이용해 중력 방향에 따라 일정한 방향으로만 냉각이 가능한 것과는 달리 '비등'을 이용하기 때문에 방향성에 구애받지 않고 효과적인 냉각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냉각판의 고온부 금속 표면을 다공성 구조로 가공해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물이 끓도록 했다.

이를 통해 냉각 성능은 2배 이상 높였다.

매끄러운 표면보다 요철이 있는 구조에서 물이 더욱 빨리 끓는 점에서 착안했다. 

냉각판의 작동 원리를 기존 냉각장치로 주로 쓰이던 히트파이프와 베이퍼챔버에 쓰던 증발방식에서 액체가 끓는 현상을 일컫는 '비등' 방식으로 바꿔 방향과 관계없이 작동하도록 했다. 

'비등'은 물이 1기압 100℃에서 끓어서 증발하는 것을 말한다. 증발은 빨래가 마르거나 컵 속의 물이 증발하듯 액체가 기화하는 현상을 모두 포함한다. 

'TGP'를 전자제품 내부 고온이 발생하는 부품에 부착하면 발열부와 맞닿은 부분에서 기포가 발생한다.

기포가 압력에 의해 액체를 사방으로 밀어내면서 냉각이 이뤄진다. 압력에 의한 이동이기 때문에 작동 방향의 변화와 관계없이 우수한 냉각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지금까지 히트파이프나 베이퍼챔버는 액체가 내부에 금속으로 만든 심지를 따라 모세관힘에 의해 이동하며 냉각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금속 심지를 따라 정해진 방향으로만 작동하기 때문에 항공기 같이 위치가 자주 바뀌거나 정밀한 제어가 필요한 전자장비에서는 성능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정호 박사는 "최근 전자 장비의 고집적화, 고출력화에 따라 발생하는 열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열관리 및 냉각기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이 기술은 고발열 냉각이 필요한 고출력 전자 장비를 비롯해 배터리 화재로 이슈가 된 ESS 배터리,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냉각, 고출력 LED 등의 열관리 분야에 직접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계연구원 에너지기계연구본부 에너지변환기계연구실 이정호 책임연구원 연구팀 (사진제공=한국기계연구원)
신동환(왼쪽부터) 선임연구원, 김진섭 선임연구원, 이정호 책임연구원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기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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