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6.11 15:16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최근 유가, 반도체가격 등 주요 수출입 품목의 가격이 크게 변동함에 따라 우리나라 교역조건(순상품교역조건 기준)이 지속 하락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교역조건과 경제성장률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교역조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기가 견조한 모습을 보인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한은이 11일 발간한 조사통계월보 5월호에 실린 ‘글로벌 충격이 교역조건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세계 수요충격, 원유 공급충격, 반도체 공급충격 등 개별 글로벌 충격에 따라 교역조건과 국내 성장률이 다른 방향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의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세계 수요 확대 충격이 발생하면 교역조건이 악화되나 경제성장률은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 수요 확대로 수출입가격이 모두 상승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수입가격이 더욱 크게 반응하면서 교역조건이 악화됐으나 국내 경제성장률은 수출이 증가하면서 올랐다. 이는 우리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은데 기인한다.

반면 원유 공급 축소 충격에는 교역조건과 경제성장률이 모두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역조건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수입가격이 크게 반응하면서 악화되고 성장률은 오른 국제유가로 생산비용이 늘고 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하락했다.

또 반도체 공급 축소 충격의 경우 교역조건이 개선되나 경제성장률은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공급 감소로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수출물가가 상승해 교역조건이 개선됐지만 반도체 공급 악화와 세계경기 둔화로 수출증가율이 낮아지면서 국내 경제성장률은 하락했다.

조동애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과장은 “종합해 보면 교역조건 변동에 따른 우리 경제의 움직임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내재된 근본요인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역조건과 국내 경제성장의 관계가 글로벌 충격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교역조건 악화 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거나 교역조건 개선 시 경제성장률이 상승한다고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4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1.96으로 1년 전보다 6.4% 하락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 2017년 12월부터 17개월째 내림세를 시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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