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6.12 09:54

"올해 우리 경제는 성장세 주춤…성장경로 불확실성 커져"
"경제 체질, 근본적으로 개선해야…늦으면 더 큰 비용 치른다"
"국내외 금융시장, 면밀 점검…필요 시 시장안정대책 적극 시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제공=한국은행)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통화정책은 금융안정에 유의해 운용할 것”이라며 “최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그 전개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한국은행 창립 제69주년 기념사를 통해 이 같이 언급하면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올해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정부지출이 확대되고 수출과 투자의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우리 경제는 특정산업 중심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이 같은 불확실성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성장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대내적으로는 저출산·고령화,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 우리 경제의 성장을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며 “가계부채는 최근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으나 총량 수준이 매우 높고 위험요인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경계감을 아직 늦출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당국은 성장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도록 거시경제를 운영하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구조개혁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며 “경기대응을 위한 거시경제정책은 정책 여력과 효과를 신중히 판단해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도 박차를 가해 신성장동력 발굴,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활성화, 노동시장 유연안전성 제고, 규제합리화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변화하지 않는다면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는 절박한 마음가짐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수렴할 수 있도록 하면서 금융안정에 유의해 운용할 것”이라며 “최근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 전개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별 정책운용 전략을 수립해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가계부채, 자본유출입 등 금융안정 리스크 요인도 함께 고려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시장이 경제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통화정책의 결정 배경과 주요 리스크 변화에 대해 보다 상세히 설명하고 물가가 목표보다 상당폭 낮은 수준에 있는 만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도 정기적으로 점검하면서 충실히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최근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면서 국내외 장기금리가 크게 낮아져 있고 주가와 환율도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대외 리스크 변화와 국내외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필요 시에는 시장안정을 위한 대책을 적극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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