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6.13 17:17

日 연구진, 암세포 증식 도와주는 간세포성장인자와 결합해 기능 상실하도록 유도

실험쥐의 양쪽 겨드랑이 쪽의 Hip-8의 기능을 보여주는 PET영상. (이미지: 가나자와대학 보도자료에서 캡처)
실험쥐의 양쪽 겨드랑이 쪽 Hip-8의 기능을 비교해 보여주는 PET영상. (이미지: 가나자와대학 사이트에서 캡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환자에게 약효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일본 가나자와(金沢)대학과 도쿄대학·이화학연구소 등 공동연구팀은 최근 항암제에 저항성을 갖는 단백질 ‘HGF'와 결합해 암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펩티드 ‘HiP-8’을 만드는데 성공해 연구내용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고 소개했다.

HGF(Hepatocyte Growth Factor: 간세포 성장인자)는 간이나 신장세포의 재생이나 신경보호를 담당하는 생리활성 단백질이다. 세포의 증식을 촉진시키는 기능이 강해 우리 몸이 생존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문제는 이 단백질이 암 조직에선 역기능을 한다는 점이다. HGF이 과잉생성되면서 암세포를 죽이려는 항암제의 기능을 방해하고, 결국 암의 확산을 돕는 것이다.

마츠모토 쿠니오(松本邦夫)교수 등 연구팀은 HGF와 결합해 암세포의 증식을 방해할 수 있는 환상형(고리형)펩티드 ‘HiP-8’를 만들었다. 고리형 펩티드는 2개 이상의 아미노산이 결합된 펩티드로 최근 의약품 후보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HiP-8가 HGF과 결합해 제 기능을 못하도록 차단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검증하기 위해 생체분자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고속원자간력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e)으로 HiP-8의 기능을 조사했다. 그 결과, HiP-8이 HGF와 결합해 활성형 HGF의 움직임을 억제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 연구팀은 HiP-8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붙여 실험쥐에 투여한 뒤 양전자방사선단층촬영(PET)으로 관찰했다. 연구팀은 역시 암조직에서 HGF의 기능이 억제된 것을 확인했다.

마츠모토 교수는 "항암제 치료를 받고 있는 암환자에게 HiP-8를 투여해 HGF의 활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인 ‘Nature Chemical Biology’ 5월 17일자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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