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6.15 06:55

딥 컨트롤 시스템, 매우 직관적이며 안정적 작동…정숙성 뛰어나
‘쌍용차 좋아졌네’라는 감탄 절로 나와…준중형 SUV 찾는 지인들에게 권할만한 모델

신형 뷰:티풀 코란도 주행모습(사진=손진석 기자)
신형 뷰:티풀 코란도 시내구간 주행모습(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지난 2월 말, 쌍용은 코란도 C 이후 8년만에 풀체인지된 신형 코란도 모델을 국내 소비자에게 선보였다. 쌍용차 코란도는 1980년에 처음 등장한 신진지프 모델에 1983년 코란도란 이름으로 런칭되면서 국내에 이름을 처음 알렸다. 이후 36년이라는 시간을 코란도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어온 국내 현존하는 자동차 중 최장수 모델이다.

신형 코란도는 출시 이후 지난달 1500여대를 판매하며, 티볼리에 이어 서서히 매력을 어필하고 있다. 쌍용은 스타일 및 혁신적인 신기술을 채택한 신차를 스스로 ‘뷰:티풀(VIEWtiful)’ 코란도라고 부르며 새롭게 재탄생했음을 알리고 있다.

최근 출시되는 SUV는 다재다능하며, 도시적인 감성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콤팩트 SUV와 자율주행 기술과 전동화 시스템을 얼마나 탑재하고 있는가와 디젤에서 가솔린 및 친환경 모델 등으로 변경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코란도는 이러한 SUV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으며, 그동안 신기술 적용에 보수적이던 쌍용이 야심차게 내놓은 모델이다.

신형 코란도 주행 중 뒷 모습(사진=손진석 기자)
신형 코란도 주행 중 뒷 모습(사진=손진석 기자)

쌍용차는 코란도를 준중형 SUV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차세대 전략모델이며, 대한민국 SUV의 아이코닉 브랜드라고 말한다. 또 쌍용이 자랑하는 레벨 2.5 수준의 차량제어 기술과 다재다능한 코란도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코란도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코란도 판타스틱 AWD 모델로 송도에서 왕산 해수욕장까지 왕복 100㎞ 거리를 시승해 봤다.

신형 코란도의 첫인상은 기존 코란도 C보다 한층 더 역동적이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글로벌 디자인 트렌드 중 하나인 로우&와이드(Low&Wide)를 바탕으로 역동적이면서도 세련된 스타일을 구현했다.

특히 외관은 티볼리와 G4 렉스턴으로 부터 학습된 신세대 쌍용의 디자인 DNA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있다. 이름은 코란도이지만 기존의 코란도 C와 그 이전세대 이름에서 느껴지는 뉘앙스가 아닌 유니크함과 크로스오버의 대명사로서 ‘코란도’라고 불리워지고 싶은 욕망이 느껴지는 의지를 부여하고 있다.

신형 코란도의 실내 인테리어 변화는 아마도 이 차를 구매하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낮에도 안정감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나쁘지 않지만 밤에는 더 좋다.   

꼭 집어 이야기하면 낮엔 지고 밤엔 이긴다의 준말 ‘낮져밤이’다. 눈부시게 빛나는 디지털 인터페이스 블레이즈 콕핏(Blaze Cockpit)과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 9인치 AVN, 인피니티 무드램프의 조합은 주행정보 및 계기반의 직관적인 작동 등과 세련된 감성을 제공한다.

신차에는 최고출력 136㎰/4000rpm과 최대토크 33㎏·m/1500~2500rpm을 발휘하는 신규 1.6ℓ 디젤엔진이 적용됐다. 여기에 아이신사의 GENⅢ 6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어 있으며, 9월부터 적용되는 유로6d TEMP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한다.

전체적으로 준중형 SUV로서는 괜찮은 조합이다. 시내주행에서 부족함은 없었다. 다만 엔진과 변속기의 세팅으로 인해 추월가속과 언덕길 주행에서는 엔진회전이 상승하며 더딘 부분이 있지만 다양한 주행환경에서의 가속 성능은 누구라도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차량의 움직임은 생각한 것 보다 더 활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프로드가 고향인 코란도는 출발에서 투박함이 다소 있지만 가속이 붙으면 이내 매끄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특히 40㎞ 구간까지의 속도에서는 오히려 이게 코란도 맞아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후 100㎞까지도 괜찮은 반응이다. 다만 고속영역으로 접어들수록 엔진이 많이 울게 되고 더딘 변속 시점 등의 모습이 보였다.

신형 코란도 고속도로 주행 모습(사진=손진석 기자)
신형 코란도 고속도로 주행 모습(사진=손진석 기자)

변속기 또한 부드럽고 편하게 다룰 수 있는 부분이 장점이지만, 반대로 4000rpm을 넘기지 않으면서 변속하려고 하는 모습에서 조금 더 rpm을 올려서 변속하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변속시점도 6단의 한계인지 아니면 세팅의 문제인지 고회전 영역에서 활용성이 떨어지는 것 같은 주행특성은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핸들링에서는 티볼리와 다른 묵직함과 정교함이 묻어나고 있다. 고속도로 주행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그러나 시내에서는 부드럽고 느긋한 움직임을 보이지만 방향전환이 많은 경우 다소 굼뜬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는 오프로드 모델에서 나타나는 기본적인 세팅이 남아 있어서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핸들링은 장점과 단점이 절적하게 배합되어 있어 차량의 특성을 만들고 있다.

고속 및 중속에서 슬라럼 주행과 급차선 변경 등의 상황과 같은 좀 더 빠르고 더 큰 각도를 요구하는 움직임에서는 앞바퀴의 미끄러짐과 차체의 중심이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안전시스템의 개입이 생각보다 느리고 둔탁하게 느껴졌다.

제동능력은 탁월했다. 일관성 있으며 부드럽게 작동했다. 다만 서스펜션이 급제동 시에 차체의 밸런싱을 유지하는 부분에서는 보강이 필요해 보였다.  

신형 코란도 인테리어 (사진=손진석 기자)
신형 코란도 인테리어 (사진=손진석 기자)

신형 코란도는 동급 모델 중 최고의 정숙성을 가졌다. 특히 이번 신차에서는 엔진룸은 물론 탑승공간까지 동급 최고 수준의 흡·차음재를 적용했다. 더욱이 엔진마운트 시스템을 최적화해 엔진 노이즈의 실내 유입을 최소화하고, 리어 프로펠러 샤프트에 다이내믹 댐퍼 2개, 리어 액슬 마운트에 4점식 마운트를 적용 하는 등 동급 최고의 정숙성을 구현하고 있다.  

신형 코란도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쌍용이 작심하고 채택한 자율주행 레벨 2.5 수준의 첨단 차량제어기술 딥 컨트롤(Deep Control) 시스템이다. 매우 직관적이며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핸들 오른쪽 크루즈 버튼을 누르면 인텔리전트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지능형 주행제어시스템, IACC)이 작동한다. 앞 차와의 거리을 유지시켜주고, 중앙차선을 유지해 직선 및 곡선 주행도 무리없이 진행했다. 또한 앞 차량의 속도와 거리에 따라 설정된 속도에 맞게 가속과 감속을 하는 모습은 ‘쌍용차가 좋아졌네’라는 감탄이 나왔다.

여기에 고속도로 구간에서 제한속도 이상 속도 설정을 해도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속도를 유지해주는 모습은 두 번 놀라는 상황을 연출했다. 그 외에 탑승객 하자 보조, 긴급제동보조, 앞차출발경보, 후측방 접근 충돌 방지 보조 등의 기능은 실생활에서 사고 회피에 유용한 기능들이다.

신형 코란도 계기판 작동 모습(사진=손진석 기자)
신형 코란도 계기판 작동 모습(사진=손진석 기자)

지금까지는 누군가에게 차를 권할 때 쌍용차는 외형이나 인테리어 등에서 호불호가 강해 꺼려지는 차였다. 하지만 준준형 SUV를 원하는 성향의 소비자라면 이제 코란도는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동안 티볼리를 통해 젊은 층의 니즈를 충분히 파악하고 있을 쌍용으로서는 이번 ‘신형 코란도’도 준중형 SUV를 잘 만드는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분명 아쉬운 부분은 있다. 그럼에도 괜찮은 준중형 SUV를 찾는 지인들에게 충분히 권할 수 있는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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