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6.14 11:25

미일 연구팀, 젊은 쥐 효소를 늙은 쥐에 주입하니 16% 수명 연장 확인…털 윤기나고 활동성도 증가

효소를 투여한 쥐(오른쪽)가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털이 매끈매끈하고 움직임도 활발하다(사진: 미국 워싱턴대 이마이 신이치로 교수)
효소를 투여한 쥐(오른쪽)가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털이 매끈매끈하고 움직임도 활발하다. (사진: 미국 워싱턴대 이마이 신이치로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혈액 속에 들어있는 효소가 노화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져 수명 연장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본 아사히신문 등 미디어들은 미국 워싱턴대와 일본 국립장수의료연구센터 등 공동연구팀이 혈액에 들어있는 효소를 젊은 쥐로부터 분리해 늙은 쥐에게 투여한 결과, 활동이 활발해지고 털이 나는 등 수명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14일자로 보도했다.

포유류의 장기와 조직에는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NAD’라는 물질이 있다. 이 NAD는 체내에서 'eNAMPT'라고 불리는 효소에 의해 체내에서 합성된다.

연구팀은 6개월과 18개월의 쥐로부터 이 효소를 분리해 비교조사했다. 그 결과, 18개월 수컷에서 eNAMPT가 6개월 수컷보다 30%, 암컷은 70%나 적게 나타났다.

특히 이 효소의 양이 많을수록 오래 사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효소의 양이 체내에 그대로 유지되도록 유전자 조작을 한 결과, 쥐의 신체활동 수준이 1년 정도 젊어진 것을 확인했다. 수면의 질, 학습·기억력, 망막세포 기능도 높게 유지됐다. 이는 인간으로 치면 50대가 20대로 회춘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4~6개월된 젊은 쥐로부터 이 효소를 포함한 성분을 분리해 26개월된 암컷 쥐에게 3개월간 섭취하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그랬더니 늙은 쥐의 수명이 16% 증가했다. 거칠던 털이 윤기가 나면서 활동성도 좋아졌다.

최근 의학자들은 호흡 등 생명을 유지하는 핵심요소로 NAD를 주목하고 있다. NAD를 연구해 알츠하이머 등 노화로 인한 각종 관련 질병을 막을 수 있다는 목적에서다. NAD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와 NAD로 변환되는 NMN이나 NR라는 물질 등이 항노화기법으로 연구되고 있다.

2016년엔 NMN의 항노화 작용을 알아보는 임상연구가 미국 워싱턴대와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시도되기도 했다. NR 역시 미국 콜로라도대 등에서 임상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마이 신이치로 박사는 “이 같은 효소를 활용해 항노화 치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대와 일본 고베의료산업도시추진기구 첨단의료연구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구결과는 미 의학학술지인 ‘Cell Metabolism’ 14일자 전자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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