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6.16 07:30

원큐뱅크 대출 메뉴 구성 간소화 '눈길'…신용대출 평균금리 4.44%로 4대 市銀 중 가장 높아

KEB하나(원큐뱅크), 신한(쏠), KB국민(스타뱅킹), 우리은행(원터치개인뱅킹) 대출메뉴 캡처화면.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대출상품 판매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예·적금뿐만 아니라 대출상품도 모바일 판매에 적극 나서면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모바일뱅킹으로 여신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대출상품군은 각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신용·주택·전세·자동차·중금리 상품들을 모두 취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KEB하나은행이 내놓은 원큐뱅크 앱(App)는 UI(사용자인터페이스)과 UX(사용자경험)의 간결함이 돋보였지만 실제 대출상품의 금리는 매력적이지 않았다.

◆ 하나은행 원큐뱅크, 'TMI' 줄여 말끔한 앱 구현

은행이 모바일로 대출상품을 판매할 때 이른바 UI(사용자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경험)이 중요하다. UI가 주요 메뉴의 구성과 배치라면 UX는 UI를 통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창구에서도 복잡한 대출과정을 작은 화면의 모바일로 하도록 유인하기 위해서는 UI에 핵심만 담아야 단순화 해야 한다. 또 UX가 간소화돼야 사용자가 진행을 그만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자사의 모바일뱅킹 앱에 많은 금융서비스와 이벤트 소식을 담아온 탓에 UI·UX에 있어 인터넷은행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카카오뱅크 앱 사용자는 579만명으로 주요 은행 앱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시중은행 앱은 이른바 TMI(Too Much Information·과한 정보)를 담고 있는 반면 카카오뱅크 앱은 있을 것만 갖춘 미니멀을 추구했다.

최근 하나은행은 이 같은 평가에서 벗어난 듯하다. 하나은행 하나원큐 앱의 대출란은 크게 신용, 담보, 전세, 자동차 등 4가지를 1단계 메뉴로 구성했다. 2단계 메뉴는 1단계 메뉴 밑에 이해하기 쉽게 세분화해놨다. 예를 들어 신용대출(1단계)은 직장인, 전문직, 서민대출, 기타 등으로 간단히 나뉜다. 이 모든 메뉴 구성이 모바일 화면을 내리거나 다음 단계로 이동하지 않아도 한 눈에 파악이 된다. 대출희망자가 원하는 메뉴를 찾아간 후에야 ‘핵심정보’를 만나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은행은 대체로 1·2단계 메뉴 구분이 무의미한 편이다. 먼저 신한은행의 쏠(SOL) 앱은 1단계 메뉴에 모든 대출상품군을 세로로 늘어놨다. 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 앱은 하나은행처럼 1단계 메뉴를 간략히 구분했지만 2단계 메뉴가 복잡하다. 우리은행의 원터치개인뱅킹 앱은 대출상품을 찾는 과정에 더 많은 클릭이 필요했다.

◆ UI·UX 중요하지만...결국은 금리 경쟁력

하나은행 원큐뱅킹은 대출뿐만 아니라 다른 금융업무의 UI·UX도 간소화해 사용을 편리하게 했지만 이는 고객의 금리 이점과는 별개였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하나은행 일반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44%로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이어 국민(4.24%), 우리(3.93%), 신한(3.86%) 순이었다.

고신용자에 대한 금리는 낮은 편이나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리는 높았다. 신용 1~2등급의 평균금리는 3.45%로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3.35%) 다음으로 낮았으나 5~6등급(7.36%), 7~8등급(8.64%), 9~10등급(11.46%)에서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의 3~4등급 신용대출 평균금리도 5.01%로 가장 높았다. 이는 신한은행의 7~8등급 평균금리(5.51%)와 같은 수준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과정이 간편한 모바일 앱을 만들기 위해 각 은행권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도 “결국 고객들은 여러 은행에 금리수준과 대출한도 등을 확인해서 더 싸게 더 많이 빌릴 수 있는 곳을 찾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객이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로 대출을 진행할 경우 금리우대 혜택을 줘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A은행을 이용하는 한 차주는 "일부 은행에서 비대면 대출에 한해 금리를 감면해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이 같은 이점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바일로 예·적금을 가입하면 우대금리를 주는 것처럼 대출시에도 이 같은 혜택을 주는 것이 디지털 역량 강화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