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6.16 18:13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인도가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이 인도에 부여하던 개발도상국 일반특혜관세제도(GSP)를 중단하자 나온 인도의 보복 조치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인도가 16일부터 아몬드, 사과 등 미국산 28개 품목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인도 정부는 “미국에서 생산됐거나 수출된 28개 상품의 관세를 높이지만 다른 국가에 대한 관세는 기존 비율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인도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28개 상품의 수입액 규모는 14억달러(약 1조6000억원)다. 이 중 보복관세 규모는 2억2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는 지난해 미국이 수출한 아몬드의 절반 이상(6억4500만달러)을 구매했다. 또 1억6500만달러 규모의 사과를 수입해 미국 사과 수입국 중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인도의 관세 보복은 미국이 인도에 부여하던 개발도상국 GSP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보복 차원이다.

인도는 지난 2017년 기준으로 미국에 56억달러(약 6조6388억원) 규모의 제품을 무관세로 수출해 GSP의 가장 큰 수혜국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인도가 공정하고 합당한 시장접근을 제공하겠다는 점을 미국에 확신시켜주지 못했다”며 이달 5일부터 인도에 대한 GSP 특혜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해 미국의 대인도 무역적자는 213억달러로 10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커졌다.

인도가 미국에 관세로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 간의 정치·경제·안보 유대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도는 미국의 반대에도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S-400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란산 원유도 수입하고 있다.

양국 무역 마찰은 일단 이달 말 향방을 드러낼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오는 25~26일 인도를 방문해 GSP 등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달 말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에서도 양국 정상이 회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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