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6.18 09:25

중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요청으로 20~21일 국빈 방문"
북핵 해결 돕는 대가로 무역협상에서 미 양보 얻으려는 의도 분석

지난 5월 8일 중국 다롄에서 있었던 북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환담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YTN 뉴스)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 외신들은 이번 방북을 대북 영향력을 지렛대 삼아 북핵 해결을 돕는 대가로 무역협상에서 미국의 양보를 끌어내려는 심산으로 해석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중련부)의 후자오밍 대변인은 17일 중국 공산당 총서기인 시진핑 주석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겸 국무위원장의 요청으로 20~21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후 대변인은 시 주석의 국빈 방문 사실만 알리고 방북 시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및 국가 최고지도자가 방북한 것은 14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2005년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방북이 마지막이다. 시 주석도 2008년 북한을 방문했으나, 당시에는 국가부주석의 신분이었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 기간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중 관계 강화 및 북미 비핵화 협상에 중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고 있어 시 주석이 이달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북한 카드'를 꺼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사용할 외교 카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중공중앙당교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장량구이 교수는 SCMP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회동을 앞두고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교착 상태를 타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북핵 문제는 중국과 미국이 공통된 이해관계를 가질 수 있는 몇 안 되는 이슈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 주석의 방북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링난대 장바오후이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주임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를 설득한다면 이는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중국의 협상력을 키워줄 것”이라며 “결국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중국과 미국의 관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미국의소리(VOA)와 전화통화에서 "시 주석이 비핵화 협상 교착 국면에서 중국의 위상을 보여주고, 미국과의 무역 갈등과 관련해 이득을 얻으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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