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6.18 16:05
국가 연구용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이 가동되고 있다. <사진제공=KISTI>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성능 기준으로 평가한 세계 500대 슈퍼컴퓨터에 한국이 보유한 슈퍼컴퓨터는 총 5대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자체 보유한 슈퍼컴퓨터 ‘누리온’이 1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슈퍼컴퓨팅 컨퍼런스’가 발표한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 톱 500 순위에서 15위를 차지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미국 댈러스에서 개최된 슈퍼컴퓨팅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순위에 비해 두 단계, 지난해 6월 순위에 비해서는 4단계 하락한 순위다.

슈퍼컴퓨터 성능 순위는 매년 6월과 11월 각각 유럽과 미국에서 개최되는 슈퍼컴퓨팅 컨퍼런스에서 발표된다.

슈퍼컴퓨터는 특별한 정의가 없어, 이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500위 내 컴퓨터를 슈퍼컴퓨터로 부르기도 한다.

누리온은 연산속도가 25.7PF(페타플롭스)로,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인 미국 로크리지국립연구소의 ‘서미트(148PF)’의 17% 수준으로 평가됐다.

1PF는 1초에 1000조 번 연산할 수 있는 속도로 70억 명이 420년에 걸쳐 할 계산을 1시간에 끝낼 수 있다.

세계 2위는 역시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의 ‘시에라(94PF)’, 3위는 중국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션웨이 타이후즈구앙(93PF)’으로 나타났다.

전세계적인 슈퍼컴퓨터 설비 투자의 영향으로 한국의 슈퍼컴퓨터 순위는 전반적으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누리온 외에 기상청이 보유한 슈퍼컴퓨터 ‘누리’와 ‘미리’가 각각 99, 100위를 차지해 지난해 82위에서 10여 계단 하락했다.

그 외에 개인기업이 보유한 두 대의 슈퍼컴퓨터가 각각 421위와 422위를 차지한 게 전부다.

KISTI는 “지난해 말만 해도 1PF 미만의 슈퍼컴퓨터가 430위권에 들었지만 올해는 500위 밖으로 밀려났다”며 “대규모 슈퍼컴퓨터 시스템이 증가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의 2강 체제는 더 공고해졌다.

500위 내 슈퍼컴퓨터의 연산 성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미국 슈퍼컴퓨터가 38.5%, 중국 슈퍼컴퓨터가 29.9%를 차지해 두 국가의 슈퍼컴퓨터가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컴퓨터 대수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중국이 219대(43.8%)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고, 미국(116대)이 23.2%로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두 나라는 2~3년 내에 현재 최고의 슈퍼컴퓨터의 성능을 다시 10배 가까이 향상시켜 1000PF(1엑사플롭스)급을 선보일 예정이다. 

홍태영 KISTI 슈퍼컴퓨팅인프라센터장은 “슈퍼컴퓨터의 활용을 통해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 후발주자들도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가 보인다”라며 “인공지능(AI) 등과의 융합이 트렌드인 만큼 이런 경쟁 구도가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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