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6.18 18:52

해외여행보다 국내여행 감소폭 더 커…외식, 문화, 오락, 취미도 동반 위축 전망

여행경비 항목별 지출 전망 그래프(자료 제공=컨슈머인사이트)
여행경비 항목별 지출 전망 그래프(자료 제공=컨슈머인사이트)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수년간 상승세를 타던 해외여행이 최근 약세로 돌아섰다. 소비자 2명 중 1명은 여행 지출을 줄일 생각이고,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사람 비율도 국내·해외 모두 감소하고 있다. 소비자 체감 경기 악화로 인한 결과로, 여행뿐만 아니라 여가·문화 산업 전반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리서치 전문업체 컨슈머인사이트와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가 공동으로 2015년부터 매주 시행해온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와 2019년부터 시작한‘소비자 체감 경제조사’ 1~5월 중 반응을 종합 분석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은 여행비, 외식비, 문화·오락·취미비, 내구재 구입비, 의류비, 교통·통신비, 의료·보건비, 주거비 9개 지출항목 중 최우선 억제할 것으로 여행비를 꼽았으며, 줄일 것이라는 사람이 1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4.9%로 조사됐다.

뒤를 이어 외식비, 문화·오락·취미비도 100명 중 40명 이상이 지출을 줄일 계획이며, 여가·문화생활 관련 지출을 가장 우선적으로 줄이겠다는 소비자가 40~45%로 나타났다.
 
여가·문화비 다음으로는 내구재 구입비, 의류비, 교육비 등 상품·서비스 지출을 억제할 것이라는 사람이 많았다. 교통·통신비(축소 19.8%·확대 22.4%), 의료/보건비(축소 18.4%·확대 24.9%), 주거비(축소 13.0%·확대 21.8%) 등 생활필수 지출은 축소보다는 확대 의견이 소폭 많았다.

이러한 결과는 물가상승 등 경제 환경의 변화를 예상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부분은 9개 지출항목 모두 늘릴 것이라 답한 사람이 20% 안팎으로 고르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체감 경기 악화에도 불구하고 10명 중 2명은 모든 지출을 확대할 예정인 것이다.

올해 1~5월 여행계획 및 경험 보유율 (자료 제공=컨슈머인사이트)
올해 1~5월 여행계획 및 경험 보유율 (자료 제공=컨슈머인사이트)

컨슈머인사이트는 이에 대해 하위층 소득 감소, 물가 상승 영향으로 분석했다. 소득 상위 20% 정도는 여가·문화비를 늘릴 만큼 경기에 별 영향을 받지 않지만 지출 절감 압박을 받는 소득 하위층이 더 두꺼워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교통·통신비, 의료·보건비, 주거비 등 생활필수 지출이 줄기보다 늘 것으로 본 소비자가 많다는 점은 이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 추이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체감 경기 악화를 증명이라도 하듯 소비자들의 올해 1~5월 국내여행 계획 보유율은 평균 68.3%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보다 1.7%포인트 감소했다.

2017년 73%에 비하면 2년 사이 4.7%포인트 줄어들었다. 해외여행 계획 보유율은 2017년 56.7%에서 지난해 56.3%, 올해는 55.9%로 미세하지만 하락세로 반전했다.

여행 감소 추세는 여행을 다녀온 비율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지난 3개월 국내여행을 다녀왔다고 응답한 사람은 올해 1~5월 평균 65.6%로 2017년 69.1%, 지난해 66.2%에 이어 계속 감소했다. 2017년 같은 기간 평균 39.8%에서 지난해 42.4%로 늘었다가 올해에는 41.5%로 떨어졌다. 수년간 계속된 상승세가 국내여행처럼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조사결과에 대한 주된 이유로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 악화를 들었다. 각종 경제지표는 현재상황이 과거보다 좋지 않다는 평가와, 미래는 현재보다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컨슈머인사이트 김민화 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소비자들이 경기 악화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게 되면서 지갑 열기가 어려워졌고 최우선적으로 여행비 긴축에 나선 것”이라며 “여행뿐 아니라 외식, 문화오락 등 전반적인 여가·문화 산업 침체가 예상되며, 이 추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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