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훈의 촌철살인] 김제동과 류현진은 다르다
[원성훈의 촌철살인] 김제동과 류현진은 다르다
  • 원성훈 기자
  • 승인 2019.06.1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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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제동 씨. (사진출처= YTN방송 캡처)
방송인 김제동 씨. (사진출처= YTN방송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대전광역시 대덕구청이 방송인 김제동 씨의 강연에 대해 취소 결정을 내렸지만, 김제동 씨의 고액 강연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증폭되고있는 모양새다. 정치인도 아닌 방송인의 강연료 문제로 모든 정당이 여러차례에 걸쳐 논평을 쏟아내는 일은 이례적인 경우로 보인다. 그만큼 김제동 씨의 고액 강연료 문제가 장안의 뜨거운 화제로 떠오른 양상이다.

김제동 씨의 고액 강연료를 두고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이유는 지난 16일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의 논평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 대변인은 "국민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크게 두 가지다"라며 "판사의 망치와 목수의 망치가 값어치가 같아야 한다고 선전 선동하고, 사회적 약자와 청년들을 위로하던 김제동이라는 사람이 가져다 준 '위선'이 놀랍기 때문"이라고 적시했다. 이어 "가령 앞으로는 자본주의를 비판하던 사람이 뒤로는 철저히 자본주의적 방식으로 살아가는가 하면, '나는 그만한 돈을 받을 베테랑'이라며 '시장 논리'로 자신을 옹호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다음으로 지방자치체는 국민의 세금으로 강연료를 주는데 과연 김제동이라는 인물이 주민 강연에 적합한지 그리고 그만한 돈을 주는 게 맞는 건지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송인 김제동 씨의 황제 강연료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7차례 강연만으로 챙긴 강연료만 1억원에 육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시급 천만원을 주든, 1억원을 주든 정권 출범에 기여한 바에 보답하는 것은 좋지만 하려거든 본인들 돈으로 하시라. 국민세금 가져다 그렇게 챙겨주지는 말라는 이야기이다"라고 일갈했다.

김제동 씨의 1시간 30분 강연에 애초 1,550만원을 책정해놨던 대덕구청의 재정자립도는 16%라는 열악한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런 재정상태에서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지자체가 자신들의 자체적 판단으로 특정인의 강연료를 고액으로 결정한 것이 비판받고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김제동 씨에게 지급하려했던 고액의 강연료는 교육부 공모사업인 '풀뿌리 교육자치협력체계 구축 지원사업(풀뿌리 사업)' 예산에서 사용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조계 일각에선 직권남용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고있기도 하다. 형법 제123조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제동 씨가 고액 강연료를 받는 것은 '시장가격'이 그렇게 형성돼있기 때문이니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면서 일례로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 선수가 공 한개를 던질때마다 발생되는 수익이 무려 700만원이라고 강변한다.

이런 논리에는 본질적인 맹점이 숨겨져 있다고 보여진다. 류현진 선수는 물론이고 축구 스타인 손흥민 선수 등은 모두 해당 분야에서 일가를 이뤘다고 할 정도의 '객관적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한마디로 '대체가 불가능한 재원'이라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나라 '시장'에 내놓더라도 그 선수들이 받고 있는 연봉만큼을 주지 않고서는 그들을 데려다 쓸 수 없는 '시장가격'이 형성돼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김제동 씨의 경우는 우리나라를 벗어나서 다른 나라로 이주했다고 했을 때, 과연 류현진·손흥민 선수처럼 일정한 '시장가격'을 받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아울러 김제동 씨가 현재 KBS에서 받는 출연료나 강연료가 정권이 바뀌어도 그대로 유지될지도 궁금하다.

또 다른 한가지는, 적어도 강연(혹은, 강의)이라는 부문에서 김제동 씨와 객관적인 비교에서 '비교우위'에 있다고 회자(膾炙)되는 대학 시간강사들이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강의의 내용도 좋고 강의하는 기술도 뛰어나서 이른바 '강의꾼'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자타가 공인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는데도 수입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일례로, 이강재 서울대 중문학과 교수가 지난해 12월 14일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린 '시간강사법 대책 간담회'에서 "강사 시급만 해도 현재 국립대는 8만원에서 시작하는데, 사립대는 평균 5만2700원 수준"이라며 "이걸 주당 9시간으로 해도 연봉 140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재주와 끼로 승부를 거는 연예인과 전문지식을 제공하는 대학 강사를 시간당 몸값으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한 시도일 수 있다.

다만 현 정권이 들어선뒤 '강남좌파'가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비난의 표적이 된 것은 말과 행동이 달랐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이 대변인의 논평처럼 방송인 김제동 씨의 강연료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내로남불'과 같은 언행을 했던 행적과 무관하지 않았다고 여겨진다. 이런 맥락을 무시하고 김제동 씨가 1시간 30분 강연하면서 1,550만원 정도를 받기로 결정됐던 것을 두고 "그게 바로 김제동 씨의 '시장가격'인데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옹호하는데만 급급하다면 여기에 흔쾌히 동의할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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