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6.19 13:15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5만원권 발행된 지 10년이 됐다. 한국은행은 5만원권이 발행 당시 기대했던 국민의 화폐이용 편의 증대 및 사회적 비용 절감 등의 정책효과가 대부분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19일 한은이 발표한 ‘5만원권 발행 10년의 동향 및 평가’에 따르면 올해 5월말 현재 시중에 유통 중인 은행권 가운데 5만원권은 금액으로는 84.6%(98조3000억원), 장수로는 36.9%(19억7000만장)로 금액, 장수 모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금액 기준으로는 발행 이후 2년만인 2011년에, 장수 기준으로는 2017년에 비중이 가장 높아졌다. 이처럼 5만원권은 4개 은행권 가운데 만원권을 대신해 중심권종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들은 5만원권을 소비지출, 경조금 등에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은 거래용 현금의 43.5%, 예비용 현금의 79.4%를 5만원권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5만원권의 용도는 소비지출 43.9%, 경조금 24.6%로 조사됐다.

발행 당시 5000원권과 색상이 혼동되고 환수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현재는 해소된 상태다. 환수율의 경우 발행 초기인 2013~15년 중 일시 하락했으나 최근 연간 환수율이 60%대 후반이며 누적 환수율도 50%를 넘어 안정적인 상황이다.

특히 고액권으로 높은 위조유인에도 불구하고 대량 위조나 일반인이 진위를 분간하기 어려운 정밀한 위조사례가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5만원권 위폐 발견 장수는 10년 동안 총 4447장(2건 대량위폐 제외 시 1084장)으로 전체 발견장수의 9.2%에 불과했다.

대량 위폐사례로 2건(2014년 1351장, 2015년 2012장)이 있었으나 2014년에는 주요 위조방지장치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조기에 발견·회수됐고 2015년에는 제작과정에서 범인을 검거해 실제로 유통되지는 않았다.

한은 관계자는 “국민들이 경제거래에 필요한 은행권 수량이 감소함에 따라 상거래 시 수수, 은행에서의 입출금, 휴대목적의 소지 등에 편의가 증대되고 시간도 절약됐다”며 “5만원권 1장이 만원권 5장의 역할을 수행함에 따라 제조, 유통, 보관 등 화폐관리 비용이 대폭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5만원권 발행이 지하경제를 확대할 것이라는 지적도 과도한 측면이 있었다”며 “실제 IMF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2009년 GDP의 23.1%에서 2015년 19.8%로 꾸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5만원권 발행 전 고액 현금처럼 사용되던 정액 자기앞수표는 거의 사라졌다. 10만원 자기앞수표 교환 장수는 2008년 9억3000만장에서 2018년 8000만장으로 대폭 축소됐다.

한은은 이에 대해 사실상 1회용으로 쓰였던 자기앞수표의 제조, 정보교환·전산처리 및 보관 등 유통 과정에서 발생했던 상당한 사회적 낭비요인이 거의 소멸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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