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6.19 14:06
이해진 네이버 GIO <사진제공=네이버>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5조원, 10조원 규모 회사가 크다고 규제하는 게 나라에 도움이 되는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국내의 대기업 지정 및 규제와 관련해 소감을 밝혔다.

이 GIO는 18일 오후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기업이 크다, 작다는 건 반드시 글로벌 스케일로 놓고 봐야지, 우리나라만 따로 떨어뜨려 놓으면 잘못된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조원을 연구개발(R&D)에 쓰려면 규모의 경제가 돼야 한다"며 "우리는 옛날식 프레임으로 큰 회사가 나오면 규제를 하고 잡는다"라고 덧붙였다.

이 GIO는 "회사는 어떻게 기술이 뒤처지지 않고 이길까 고민만 해도 벅찬데, 사회적 책임을 묻고 탐욕적이고 돈만 아는 회사라고 하는 건 책임이 과한 것 같다"라며 "그런 건 정치나 사회에서 해결해주고 기업은 연구개발과 트렌드를 쫓아가고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사회 국가적으로 도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피력했다.

이 GIO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업체 구글과 관련 "구글은 구글대로 좋은 검색 결과가 있고 네이버는 네이버대로 좋은 검색 결과가 있다"라며 "후손들이 봤을 때 '네이버가 있어서 우리 마음대로 분석하고 잘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20주년을 맞는 네이버 역사에서 가장 힘들었던 의사 결정의 순간으로 2011년 일본에서 도호쿠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라고 했다. 

이 GIO는 "높은 확률로 여진이 온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모든 일이 실패돼도 철수하라고 해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했다"라며 "회사 사무실에 가서 너무 큰 압박감에 펑펑 울었다. 성공해서 돈도 못 쓰고 죽을뻔한 것 아니냐. 이런 상황에서 의사 결정하라는 게 너무 잔인하게 느껴졌다"라고 회고했다. 

또한 이 GIO는 "인터넷에서 네이버 욕하는 댓글을 많이 보는데 사실 엄청나게 괴롭고 상처를 많이 받는다"라며  "내성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은둔형 경영자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힘줘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으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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