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6.20 05:00

일본 MeDaCa, 환자가 휴대폰으로 자신의 건강상태 언제든지 볼 수 있어

모바일로 진단결과를 볼 수 있는 앱(사진: MeDaCa사이트에서 캡처)
모바일로 진단결과를 볼 수 있는 앱 구조도(사진: MeDaCa사이트에서 캡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검사결과를 앱을 통해 환자에게 제공해주는 회사가 일본에서 등장했다.

일본의 ‘메디컬데이터카드(MeDaCa)’는 건강기록(PHR:Personal Health Record)을 클라우드에 보관해 개인이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17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최근 열린 일본의료정보학회 학술대회에서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으면 채취된 혈액이나 소변은 임상검사기관으로 보내져 분석된다. 그리고 검사기관은 검사결과를 의료기관으로 보내고, 의사는 환자가 병원을 재방문할 때 상담자료로 활용하거나 종이(또는 파일)로 된 검사결과지를 제공한다.

MeDaCa는 나고야의 임상검사센터와 연계해 검사결과 DB를 환자의 앱을 통해 보내준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환자의 검사정보를 의사에게 먼저 보내 확인을 받는 절차를 거친다. 그렇더라도 환자가 검사결과를 받는 시점은 훨씬 빨라진다.

회사가 내세우는 장점은 많다. 우선 환자는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받은 이런저런 검사결과를 앱을 통해 관리할 수 있다. 급하게 병원을 찾았을 때 그동안의 검사결과를 보여줘 의사의 정확한 진료에 도움을 준다.

질병이 의심되는 검사결과가 나오면 환자가 서둘러 병원을 찾게 하는 효과도 있다. 검사내용을 알고 있는 환자는 의사에게 질문할 내용을 머리속에 정리해 상담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의사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15개 병원이 임상검사센터와 연계돼 회사의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다. 의사들은 “환자가 내원했을 때 설명하는 시간을 줄여 진료의 효율이 높아진다”, “식사·운동지도를 할 수 있어 좋았다”, “환자의 신뢰도로 이어져 재진율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환자 검사정보 제공서비스는 새로운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다. 실제 의료기관에서도 검사결과를 온라인으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회사의 시스템이 주목을 받는 것은 검사정보 소유의 주체가 의료기관이 아닌 회사 또는 개인이라는 점이다. 현재 의료시스템에선 환자정보가 병원에 쌓여 있어 개인이 활용하기 어렵거나 불편하다. 환자 정보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정보보호법이 주된 배경이다.

그러다보니 데이터를 의약품 개발이나 헬스케어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기는 더더욱 불가능하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훌륭한 의료빅데이터를 쌓아놓고서도 관련 산업이 활성화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일본 기업의 작은 시도가 미래 의료환경과 산업지도를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것이다.  

MeDaCa는 지난해 11월 산모의 초음파검사 영상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의 니시무라 쿠니히로(西村邦裕) 대표는 일본의 한 미디어를 통해 “현재 의료기관들이 다른 병원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이 같은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회사는 수익을 개인이 아닌 의료기관에서 월정액을 받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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