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6.20 11:42

도소매, 숙박·음식, 부동산 업종 대출 연체율 지난해부터 상승 반전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자영업 업황 부진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이 20일 발간한 ‘금융안정보고서’(6월)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추산 기준)은 636조4000억원으로 전년말보다 12조1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개인사업자대출은 413조3000억원, 개인사업자대출 차주가 보유한 가계대출은 223조2000억원 수준이다.

개인사업자대출 규제 시행 이후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대출 증가율은 11.2%로 전년 말에 비해 2.5%포인트 하락했다. 

업권별 잔액을 보면 은행이 434조7000억원, 비은행이 20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2017년 높은 증가세를 보였던 비은행 자영업자 대출이 2018년 이후 규제 강화 등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4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개인사업자대출 취급실태를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신규 대출 월평균 취급액은 규제시행 이후(2018년 4~2019년 3월) 4조1000억원으로 규제시행 이전(2017년 4~2018년 3월)과 비교해 4000억원(-9.3%) 감소했다.

특히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규제 등으로 동 업종의 신규대출 취급 규모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 시행 이후 부동산임대업대출은 월평균 4000억원(-18.0%) 줄었다.

또 대체로 낮은 수준을 유지해온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최근 소폭 상승했다. 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지난 3월말 0.38%로 중소법인 대출 연체율(0.71%)에 비해 낮은 편이나 1년 전보다는 0.05%포인트 올랐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연체율이 2015년 이후 완만히 상승하는 가운데 그동안 하락세를 보였던 도소매, 숙박·음식, 부동산 업종 등의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부터 상승 반전했다

자영업 가구의 소득 측면의 채무상환능력을 보면 최근 업황 부진이 두드러진 도소매 및 숙박·음식 등을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LTI)은 2018년 294.4%, 255.3%로 2017년 대비 각각 55.0%포인트, 33.2%포인트 상승하면서 전체 자영업 가구를 크게 상회했다.

전체 자영업 가구의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비율(DSR)은 2018년 39.0%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도소매는 31.8%에서 46.6%로, 숙박·음식업은 40.5%에서 48.4%로 크게 상승했다. 

한편, 자산 측면의 채무상환능력은 크게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 가구의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과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018년 각각 28.4%, 103.4%로 전년(28.3%, 101.9%)과 유사했다.

다만 업종별로 보면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의 경우 두 비율 모두 전년대비 상승했다. 또 부동산업의 경우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은 낮아졌으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높아졌다.

보고서는 “자영업 대출은 정부의 규제 강화 등으로 최근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대출 건전성도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나 최근 상대적으로 업황이 부진한 도소매, 숙박음식업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채무상환능력도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기여건 상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으므로 자영업 대출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대출 건전성에 대한 관리를 선제적으로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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