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6.20 16:12

나경원 "국정원, 고작 6시간 조사하고 희망자는 북으로 돌려보내"
오신환 "문 대통령, 이 사태에 분명히 책임져야… 정 장관부터 해임"
유성엽 "4년 간 160조원 투입한 돈은 모두 어디에 쓰는거냐"

20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20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북한 선박의 삼척항 정박사건과 관련해 사과를 했지만 정치권의 정경두 국방장관 사퇴 요구는 더 거세지고 있는 양상이다.

20일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군(軍)이 숨기려했고 경계태세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점이 굉장히 심각한 것"이라며 "남북군사합의는 결국 우리의 무장해제를 촉진시킨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제가 올해 초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만났는데 지난 1년동안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것은 (북한) 비핵화가 아닌 우리 측의 무장해제이고 결국 그것을 그대로 보여준 게 이번 북한 목선 사건"이라며 "군의 경계태세가 완전히 무장해제 됐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것을 군이 속이려고 했다는 것"이라며 "제가 어제 국정원 보고를 받았는데 4명의 선원이 있었다"며 "(국정원은) 지금까지도 우린 아직도 분석해야 한다며 어떤 경로로 왔는지도 명확하지 않고, 바로 왔는지 돌아서 왔는지조차도 이들의 진술만 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오후 조사까지 다합쳐봐야 6시간 조사하고 이들 중에서 북한으로 가겠다는 사람들은 그냥 보내줬다"며 "문제점이 뭔지, 왜 해상경로가 중요한지, 이 사람들의 대공 용의점은 반드시 조사했어야 했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국정원은) 물론 여러가지 이유를 댔지만, 이들이 대한민국의 군사기밀을 탐지하고 간 대공용의점 있는지 아직 항로도 확정되지 않은 이상황에서 그냥 돌려보냈다는 것. 이게 대한민국이 해야할 일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안보가 완전히 파탄났다. 외교안보라인을 즉각교체해야 한다"며 "지금 정경두 장관은 누구의 책임을 물을 게 아니라 본인이 사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의용 안보실장도 그만둬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계속해서 "이미 주장했지만 저희 당은 군사합의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다시한다"며 "외교안보라인도 교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정경두 국방장관을 질타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오른쪽)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정경두 국방장관을 질타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이런 가운데,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국방부 장관은 군 기강을 바로잡겠다고 하지만, 국방부 장관의 기강부터 바로잡아야겠다"며 "정부는 이번 사건의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 전원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경계에 실패한 군 당국이 북한 어선의 발견 경위를 놓고 거짓 브리핑을 반복하며 국민을 속인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대 범죄행위"라며 "군 당국은 경계실패의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 브리핑으로 두 번이나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분개했다. 

이에 더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 사태에 대해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며 "정경두 국방부 장관부터 해임하기 바란다. 가장 먼저 책임지고 물러나야할 국방부 장관은 지금 유체이탈 화법으로 기강확립과 경계태세 강화를 일선 장병들에게 주문하고 있지만, 영이 제대로 설 리가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도 반드시 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은폐·조작에 가담한 관련자 전원을 지휘고하와 상관없이 엄중하게 처벌하고, 경계 소홀로 국가 안보에 구멍을 낸 책임자 전원을 문책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이런 중대한 사안을 맞이한 이상 국회도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바른미래당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국방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의결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오른쪽)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북한 선박 사태'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오른쪽)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북한 선박 사태'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도 북한 선박 사태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유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난 해 우리 국방예산은 43조 1,500억 원 이었다. 올해는 이보다 8.2%나 늘어난 46조 7천 억 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4년 간 160조, 매년 국가 전체 예산의 1/10 가량을 모두 국방에 투입하고 있는데도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그 천문학적인 돈은 모두 어디에 쓰고 있는지 현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국제 사회에서 안보가 바로서지 않으면 대화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면서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과 해이해진 군 기강을 바로잡고 나라의 안보 태세를 철저히 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한다"고 메스를 가했다.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질책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북방한계선을 넘어 130㎞ 남쪽 삼척항 부두에 정박하기까지 우리 군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점은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며 "당정협의를 통해 안보태세를 더욱 강화하고 국민 불안을 씻어낼 수 있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번 북한선박 사태가 9.19 남북군사합의로 번지는 것에는 경계했다. "이번 사건을 9.19남북군사합의와 연계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진단과 해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잘못은 호되게 질책하되 남북군사합의 폐기와 같은 속보이는 주장은 자제해 주시길 당부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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