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6.22 07:30
태양계로 진입하는 새로운 혜성을 찾는게 쉽지 않다. <그림제공=BBC>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유럽우주국(ESA)이 새로운 혜성 탐사 계획을 내놓았다.

로제타가 2014년에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으로 알려진 얼음 덩어리를 탐사한 데 힘입어 오는 2028년에 새로운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혜성 요격기'로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태양계 바깥쪽에서 태양을 향해 들어온 혜성을 잡고 연구하는 것이 목표다. 이 프로젝트는 영국의 물라드 우주 과학 연구소에서 담당하게 된다.

탐사선은 3인 1조로 구성돼 있다. 모선과 두 개의 작은 딸 탐사선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혜성 근처에서 분리돼 서로 다르지만 보완적인 연구를 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에는 1억5000만 유로(약 1971억원)의 비용이 든다. 비용은 관례대로 회원국이 분담하게 된다.

혜성 요격기가 탐사할 혜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탐사선은 탐사할 혜성이 정해지기 전에 발사된다. 발사 뒤에는 지구에서 부터 150만㎞ 떨어진 '중력 스윗스팟'에 위치한다. 이곳은 지구와 태양의 인력이 서로 같아지는 점이다. 이곳은 중력이 제로(0)여서 먼 별과 그 행성을 연구하기에 이상적인 위치다. 목표가 정해졌을 때 곧바로 출동할 수 있는 '주차장'인 셈이다.  

로제타 탐사선은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의 궤도를 2년간 함께 돌면서 수천장의 사진을 남겼다. <사진제공=BBC>

하지만 혜성과의 만남은 2014년 진행된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을 관측한 로제타와는 다르게 진행된다.

혜성의 궤도를 함께 돌지 않고 그냥 혜성은 그냥 지나칠 것이다. 과거 로제타는 딸 탐사선인 필레를 혜성에 착륙시켰지만, 혜성 요격기는 딸 탐사선을 혜성에 모선보다 더 가까이 근접시켜 혜성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는 임무를 띠고 있다.

지구와 통신하는 모함은 혜성 핵 앞쪽 약 1000㎞에 위치한다. 그리고 두개의 큐브샛처럼 생긴 딸 탐사선은 혜성 가까이 배치해서 위함한 업무를 맡긴다.  

그 동안 탐사된 혜성은 몇년 주기로 태양을 도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태양 열이나 입자 포격, 그리고 심지어 다른 물체와의 충돌로 화학적으로 변해 있다.

하지만 태양으로부터 수천억㎞ 떨어진 곳에 위치한 얼음 물질 띠인 소위 '오르트 구름'에서 오는 혜성은 자연 그대로일 것이다. 이들을 가까이에서 보는 것은 과학자들에게 태양계의 시작과 이보다 먼 옛날부터 존재하던 조건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해 줄 것이다.

LSST라는 망원경이 설치되면 혜성 요격기가 탐사할 혜성을 찾게 된다. <그림제공=BBC>

혜성 요격기 프로젝트의 위험성은 좋은 탐색 후보를 발견할 때까지 중력 스윗스팟에 오랫 동안 주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인 것은 대형 시놉틱 관측 망원경(LSST)이라는 성능이 뛰어난 디지털카메라가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망원경은 칠레 파촌 산에 건설중이다. 2022년부터 가동될 LSST에 장착될 카메라는 무려 3톤에 달하다. LSST가 가동되면 하늘을 가로지르는 더 많은 천체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다른 곳에서 태양계를 통과하는 더 많은 침입자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지난 2004년 3월2일 유럽우주국의 혜성탐사선 로제타가 지구를 떠났다.

지구는 원궤도를 돌고, 혜성은 포물선궤도를 돌고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 혜성으로 탐사선을 보내는 것은 만만치가 않다.

로제타 탐사선은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과 조우하기 위해 여러 차례 궤도를 조정하면서 비행을 했다. 지구와 화성 그리고 소행성들 주위를 도는 몇 차례의 플라이바이를 통해 속도를 높였고, 비행 방향을 변경해가면서 약 65억㎞를 날아갔다.

2014년 8월6일 로제타 탐사선은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을 따라잡아서 그 곁을 돌면서 나란히 날아갈 수 있게 되었다. 11년간의 고독한 우주여행의 결과였다.

로제타 탐사선은 필레라는 또 다른 탐사선을 품고 갔다. 혜성 표면에 착륙하도록 기획된 우주 탐사선이다.

한쪽 길이가 4㎞ 밖에 되지 않는 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에 사뿐히 착륙하는데 성공한다. 혜성 착륙은 상상 속의 영역이었지만 이제는 과학적 사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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