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칼럼] 이동수단도 마이너를 배려하는 사회 구조가 필요하다
[김필수 칼럼] 이동수단도 마이너를 배려하는 사회 구조가 필요하다
  • 왕진화 기자
  • 승인 2019.06.2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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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br>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br>

한국은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큰 국가다. 연간 180만대 정도의 그리 크지 않은 시장규모지만 어느 선진국 못지않게 소비자 트렌드가 미래 지향적이고 까다로울 정도로 엄격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 소비자를 위한 제도적 법적 테두리는 아직 멀 정도로 후진적이다. 수십년 사이에 100여년의 자동차 역사를 가진 선진국과 같은 수준으로 올라온 유일한 국가인 만큼 짧은 기간에 자동차 문화를 선진형으로 만들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움직임을 보면 선진국 자동차 문화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노력으로 실질적인 결과가 도출되는 모습은 매우 긍정적인 편이다. 상식적인 에티켓 문화도 좋아지고 있고 배려나 양보 운전은 물론 법적 제도적 선진화에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동수단에 대한 마이너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구체적으로는 장애인을 위한 이동수단의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시각은 물론,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인식은 선진화로 가는 과정에서 크나큰 과오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장애인의 약 90%는 후천적인 장애인 만큼, 이러한 불편함을 메꿔주는 역할이 바로 일반인의 임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모습은 현재 어떨까. 이동성이 간절한 이들을 격리시키고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예전 국회에서는 장애를 가진 국회의원이 여러 명 있어 관심을 기울였지만, 현재 장애를 가진 국회의원도 거의 없어 그나마도 관심이 더욱 없어졌다.

장애인에게 '이동성'이란 전체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요소다. 한곳에 머물러서는 미래가 없고 자신감 또한 상실되게 마련이다. 이러한 이동성을 보장해주는 장치가 바로 자동차라 할 수 있다. 물론 버스나 지하철도 가능한 수단이지만, 한국에서 버스에 있는 자동차 휠체어 승하차 장치를 이용하면 난리가 날 것이다. 형식적으로 장착되어 있을 뿐, 실제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편이다.

지하철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경우 전철을 이용하기 위해 이동에 대한 정보를 미리 신청하면 역무원이 해당 역에서 탑승하는 것을 돕고 내릴 때 역시 나와서 보조를 해준다. 다른 탑승자는 승하차를 할 때 몇 초간의 시간 지연은 편하고 자연스럽게 감내해낸다. 모두 배려와 양보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에서 장애인이 이동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다. 본인이 직접 장애의 정도에 따라 차량을 개조하고 운전이 용이하게 개조하여 운용하는 방법이다. 이른바 장애인 개조 차량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일반 양산 차량을 자신의 장애정도에 따라 개조하고 있으나, 상당부분은 해외에서 수입해 장착시키고 있다.

발이 불편해 손을 대신 사용하는 간단한 핸드 컨트롤 장치도 조금만 복잡하면 아예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해야 한다. 국내에서 개발도 되어 있지 않고 수입비용은 고가여서 차량 가격을 훌쩍 넘기는 경우도 많다. 국내에서는 장애인에게 일률적으로 1500만원 보조금을 주고 있으나 중증 장애인에게는 택도 없는 비용이며, 경증 장애인에게는 남기는 장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비용도 장애인이 취직을 이미 하고 있어야 지원이 가능하다.

장애인 관련 제도는 보건복지부는 물론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모든 부서가 관련되어 있다. 아예 이런 부서는 관심조차 없는 상태다. 마이너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뜻이다. 앞서 언급한 국회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이동권 보장은 그들에게 생존권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약 2년 전 필자가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용역을 시행하고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도 하고 관련 부서의 도움을 요청했으나 그때만 관심을 가졌을 뿐, 지금은 큰 변화 없이 예전 그대로다. 이제는 주관부서인 보건복지부도 인식제고가 필요하고 타 관련부서도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국내 자동차 메이커도 마찬가지다. 국내를 대표하는 현대차그룹은 장애인 차를 직접 개발하여 전시한 경우가 딱 한 번 있다. 약 20여년 전 서울모터쇼에서 스타렉스를 개조한 '이지무브'라는 차량을 전시한 경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관심을 더욱 기울여야 할 때다.

이동성이 보장되어야 취업도 하고 알선도 하는 만큼 장애인들을 미리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비용도 현실적으로 필요한 사람에게 심사를 통해 융통성 있게 활용하는 등 선진형으로 제도적 개선이 필수적이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장애인은 이동권 보장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길거리로 나와서 호소하고 있지만 일반인의 관심은 무심할 정도다. 이번 정부는 어느 정부보다 그 많은 세수 확보에 혈연이 되어 있고, 이를 일반적인 포퓰리즘 정책, 즉 돈 뿌려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과연 장애인을 위한 실질적인 개선에는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언제쯤 한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 나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같이 상생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조금만 배려한다면 좀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특히 이동수단은 마이너를 배려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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