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6.25 16:28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한층 커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제공=한국은행)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최근 우리 경제를 둘러싼 안팎의 여건을 살펴보면 무엇보다도 대외 여건이 급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곧 타결될 것처럼 보이던 미중 무역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그간 우리 경제를 견인해 왔던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경제의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외 리스크의 전개향방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올해 1~5월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0.6%로 지난해 하반기 상승률 1.7%에 비해 상당폭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물가안정목표인 2%를 크게 하회했다”며 “향후 물가 여건을 살펴보면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 상승압력이 미약한 가운데 공급 측면과 정부정책 측면에서 모두 당분간 물가의 하방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나 목표수준에 수렴하는 속도는 당초 예상에 비해 완만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도 저인플레이션은 공통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경기순환적 요인 외에 인플레이션 동학에 변화를 주는 구조적 요인에도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어 중앙은행은 과거에 비해 물가 움직임에 대응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난관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금융위기 이후 중앙은행의 유례없는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주요국 인플레이션이 목표수준을 장기간 추세적으로 하회하고 있는 현실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을 배경으로 최근 들어 저인플레이션의 원인과 통화정책 대응방안에 관해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이라는 통화정책의 기본 책무에 충실하도록 현재의 저인플레이션 상황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최근의 저인플레이션 현상이 중앙은행으로서는 불편하겠지만 이를 조금 끌어올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일 필요는 없다는 신중한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의 저인플레이션 현상과 관련하여 보더라도 적극적인 대응과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각각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들이 병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창립기념사에서 언급했듯이 상황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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