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6.26 09:20
익산시장 정헌율 (사진=페이스북)
익산시장 정헌율 (사진=페이스북)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정헌율 익산시장이 다문화 가정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11일 정 시장은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다문화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나눔운동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 시장은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라며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에 지난 25일 전국이주여성 쉼터협의회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이주여성 관련 사회단체들은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에 기반한 다문화가족 자녀 모독 박언을 한 정 시장을 규탄한다"고 요구했다. 또 정 시장에게 자진 사퇴로 사과의 뜻을 밝히라고 했다.

이에 정 시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다. '당신들은 잡종이다'고 말한 게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다문화가족들을 띄워 주기 위해 한 말"이라며 나쁜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또 익산시를 다문화 1등 도시로 만듦으로써 사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다문화 인권'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결혼 13년 차 아이 셋을 둔 다문화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청원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잡종'이라 말한 익산시장에게 화가 난다"고 적었다.

청원자는 "한국생활 10여년 동안 아이들을 차별받지 않고 자존심 강하게 키우려고 애쓰고 있다. 저 또한 차별받지 않으려고 행동을 조심하고 있다"며 "그런데 시장이라는 사람이 찬물을 끼얹었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청원까지 올리는 이유는 전북단체에 전화하면 이 일이 덮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정 시장은 말로만 다문화를 위한다고 하면서 행동으로는 보여주지 않고 우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청원글은 26일 오전 9시 19분 현재 2만4595명의 동의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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