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6.26 17:48

5조원 투자한 복합석유화학시설 통해 종합에너지화학기업으로 성장 기대
2024년까지 7조원 또 투자… SC&D 프로젝트 추진하고 신기술 상용화에 협력

후세인 알 카타니 대표이사 CEO는 사우디아람코와 신규 석유화학부문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뒷줄 좌측부터) 아민 H. 나세르(Amin H. Nasser) 사우디아람코 사장&CEO, 김철수 S-OIL 이사회 의장, 에이 엠 알-주다이미(Abdulaziz M. Al-Judaimi) 에스오일 이사, (아랫줄 좌측부터) 후세인 알-카타니(Hussain A. Al-Qahtan (사진=에스오일)
후세인 알 카타니 대표이사 CEO는 사우디아람코와 신규 석유화학부문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뒷줄 좌측부터) 아민 H. 나세르 사우디아람코 사장&CEO, 김철수 에쓰오일 이사회 의장, 에이 엠 알-주다이미 에쓰오일 이사, (아랫줄 좌측부터) 후세인 알-카타니, 아하메드 코웨이터 사우디아람코 CTO. (사진제공=에쓰오일)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에쓰오일이 최첨단 복합석유화학시설 가동으로 석유에서 화학으로 혁신적 전환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사우디아람코에서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저부가가치의 잔사유를 휘발유와 프로필렌으로 전환하고, 이를 다시 처리하여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프로필렌을 연산 40만5000톤, 산화프로필렌을 연산 30만톤 생산하게 된다.

에쓰오일은 26일 서울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참석한 가운데 복합석유화학 시설(RUC/ODC)의 준공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칼리드 압둘아지즈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람코의 아민 H. 나세르 사장&CEO를 비롯해 신규 시설 건설에 참여한 국내외 협력업체와 거래처, 정유업계를 비롯한 경제계 인사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상업 가동 중에 있는 울산 울주군에 위치한 ‘에쓰오일 복합석유화학시설’은 2015년부터 2018년 6월까지 5조원을 들여 건설을 완료했다. 이번 준공 기념행사는 한-사우디 경제협력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인 에쓰오일의 신규 시설 준공을 함께 축하하기 위한 의미로 마련됐다.

에쓰오일 이사회 김철수 의장은 “한국의 정유·석유화학 산업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에 따라 43년 전 작은 정유사로 출발한 에쓰오일이 정유·석유화학 사업 통합과 미래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석유화학 하류부문에 본격 진입하는 혁신적인 전환을 이루게 됐다”고 밝혔다.

신규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에쓰오일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핵심사업인 정유·윤활·석유화학 분야에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원유를 정제하면 전체 원유의 40%에 해당하는 벙커C유 등 값싼 중질유가 남게되는데 이를 잔사유(殘渣油)라 부른다. 잔사유 고도화시설(RUC)은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 기름인 잔사유를 재처리, 즉 고도화 공정을 거치면 휘발유와 경유 및 프로필렌 등을 뽑아내는 설비다.

이번에 신규로 건설될 고도화시설로 인해 에쓰오일의 고도화 비율은 기존 22.1%에서 33.8%로 제고됐고 신규 도입한 잔사유 분해시설(HS-FCC)로 최첨단 공정 기술 적용이 가능해 프로필렌 수율도 25%까지 높아졌다.

RUCODC 시설의 산화프로필렌 공정 (PO, Propylene Oxide Plant)이다.  RUC에서 생산한 프로필렌을 원료로 연간 30만톤의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한다.(사진=에스오일)
RUCODC 시설의 산화프로필렌 공정 (PO, Propylene Oxide Plant)이다. RUC에서 생산한 프로필렌을 원료로 연간 30만톤의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한다.(사진=에쓰오일)

특히, 프로필렌은 다양한 제품의 원재료가 되며,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과 산화프로필렌 등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폴리프로필렌은 자동차나 가전제품, 생활용품 내·외장재로 사용되는 플라스틱 제품 원료이고, 산화프로필렌은 자동차 내장재와 냉장고 단열재 등에 이용하는 폴리우레탄 제품 원료다. 

RUC/ODC 프로젝트를 통해 에쓰오일은 벙커-C, 아스팔트 등 원유보다 값싼 가격에 판매되는 중질유 제품 비중을 종전 12%에서 4%대로 대폭 낮춘 반면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비중을 높여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특히, 2020년 1월 시행 예정인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유 황함량 규제 강화 등 저유황 석유제품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선제적인 최첨단 잔사유 탈황시설 가동은 고유황 중질유 비중을 70% 이상 줄임으로써 수익성과 운영 안정성 향상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에쓰오일은 RUC/ODC 프로젝트를 잇는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25일 사우디아람코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4년까지 7조원을 투자하는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2단계 투자인 SC&D(Steam Cracker & Olefin Downstream)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추진과 사우디 아람코가 개발한 TC2C(Thermal Crude to Chemicals;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의 도입 등 폭넓은 영역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에쓰오일의 SC&D 프로젝트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50만톤 규모의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크래커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로 구성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사우디아람코는 스팀크래커 운영 경험, 올레핀 다운스트림 공정 및 제품의 연구개발(R&D) 전문지식과 판매 역량을 바탕으로 에쓰오일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에쓰오일은 초대형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며 정유·석유화학 분야에서 다양한 신기술과 공정을 성공적으로 도입한 경험을 활용하여 사우디아람코의 신기술 상용화에 협력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에쓰오일이 대규모 투자를 연달아 단행함으로써 아로마틱, 올레핀 분야에서 글로벌 강자로 입지를 굳히고 정유·석유화학 업계의 일대 지각 변동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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