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임성규 기자
  • 입력 2019.06.26 23:46
광릉숲 산책길.(사진= 광릉숲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뉴스웍스=임성규 기자] 시민환경단체인 '광릉숲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녹색연합', '생명의숲', '환경정의', '환경운동연합'이 국립수목원이 있는 광릉숲 인근에 안전을 위협하는 가구산업단지 추진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26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생태계의 보고, 국립수목원이 있는 광릉숲 인근에 남양주시가 가구산업단지를 추진하고 있어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광릉숲은 조선 7대 세조의 왕릉이 있는 광릉의 부속림으로 550년간 보전되어 온 곳으로, 그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6월에는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며 이 같이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현재 가구산업단지 대상지역을 보면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산1-1번지 일대(56만㎡)로 광릉숲과는 짧게는 1.5km, 길게는 2~4km정도로 매우 가까운 곳이고, 면적으로 볼 때 현재 마석가구단지(49.5만㎡)보다 조금 넓어 가구단지 전체 이전까지도 염두에 두고 추진한다는 예측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광릉숲은 생물종 다양성 면에서 단위면적당 국내 최대 생물종(약 6112종)을 보유하고 있어 역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생태적, 환경적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닌 우리나라 최고의 숲이다.

경기도 포천시, 남양주시, 의정부시에 걸쳐 약 2만4465ha(여의도 면적의 29배)를 차지하는 광릉숲은 수도권 시민은 물론 전국에서 매일 수많은 국민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가히 미래세대의 생태적 유산이라 할 만하다.

이들은 또 현재 남양주시 계획에 따르면, 오는 8월까지 사업화방안 수립용역을 완료하고, 10월까지 타당성조사 용역을 완료할 예정으로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남양주시는 사업추진 과정에서 주민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고, 주민들의 반대의사를 억누르고 비밀주의로 일관하고 있어 사업추진을 둘러싼 개발이익 등 여러 가지 의혹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광릉숲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황상규 위원장은 "지금 광릉숲은 심신이 지치고, 치유가 필요한 많은 국민들의 마음의 안식처요, 건강의 보루다. 전국에서 매일 수천 명의 사람들이 숲길을 걷기 위해 찾아오고, 자연의 고마움과 위대함을 몸소 느끼고 돌아가는 성지(聖地) 같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남양주시의 행정적 필요성은 어느 정도 이해한다 하더라도 그 이전 대상지가 수백 년간 보전해 온 광릉숲 지역이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시민환경단체들은 "최근 광릉숲에 걷기 좋은 숲길도 새로 생기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국민들이 편한 마음으로 맑은 공기도 마시고 숲이 주는 아늑함을 느끼고 싶어 찾고 있는데, 이 무슨 엇박자 행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광릉숲은 남양주, 포천, 의정부만의 숲이 아니라, 전 국민의 숲이고, 더 나아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록된 지구촌을 대표하는 세계문화유산"이라며 "더 큰 국민적 비난과 저항을 초래하기 전에 남양주시는 광릉숲의 안전을 위협하는 가구산업단지 추진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