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준영 기자
  • 입력 2019.07.01 05:00

삼성은 대한민국의 간판...매출 GDP의 25% 차지, 직접 고용 20만명
영업부진으로 내년 법인세 절반 이하로 털썩...삼성발 세금 기근 우려
액면분할 이후 주주 5배 늘었지만, 주가 1년째 5만원 밑돌아 속앓이

(사진제공=삼성전자)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박준영 기자] 삼성을 빼놓고 대한민국을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위상은 막강하다.

삼성의 전체 매출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약 25% 수준인 400조원에 달하며 소속 직원 수는 20만명에 육박한다. 협력사 직원 가족까지 합치면 국민 5명 중 1명은 삼성과 연결돼 있다. '국민 기업'이라 해도 무방하다.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그룹의 올해 자산총액은 414.5조원이다. 개별 기업 집단의 자산총액이 400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위인 현대차그룹(223.5조원)과의 격차도 극명하다.

하지만 올해 삼성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삼성전자의 부진이 주된 원인이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 상황이 나빠지면서 전반적인 성적 하락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매출 52.4조원, 영업이익 6.2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 하락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60.16% 감소했다.

지난 2018년 5월 삼성전자는 주식을 50대 1로 액면분할하면서 주주가 78만 8000여명으로 기존보다 약 5배가 늘었다. '삼성전자'라는 이름값을 본 주주들이 대거 몰려든 것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주가는 1년째 제자리걸음만 걷고 있다. 액면분할 이후 5만원선을 넘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주가 부진으로 수십조원이 공중으로 사라지면서 특히 소액 주주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주주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10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린 총회 현장에서 주주들은 주가를 올릴 대책과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방안을 내놓으라며 삼성전자 임원진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어려운 경영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혁신 제품 출시와 제품의 경쟁력 제고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내세웠지만 여의치 않다. 당장 폴더블 폰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보였던 '갤럭시 폴드'는 두 달째 출시가 연기됐으며 출시일도 확정되지 않았다.

홍성일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마이너스인 경우도 있었다. 지금은 잘 나가던 반도체마저도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삼성그룹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라며 "삼성뿐 아니라 주요 기업 전체가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 내·외부적으로 모두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삼성전자, 네이버금융)
(사진=삼성전자, 네이버금융)

기업이 어려워지면 그만큼 국가에서 걷을 법인세 수익도 감소한다. 무엇보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법인세 납부 기업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22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납부해야 할 법인세 역시 지난해 약 17조원에서 8조원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2018년 국가 세수가 총 293조 6000원이었는데, 이 중에서 법인세가 약 71조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큰 타격이라 할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삼성발 세금 기근'에 허덕일 수도 있다. 

정부는 올해 470조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의 예산을 편성하고 6조 7000억원의 추경안도 제출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법인세 인상 추진을 검토하면서 기업들의 불만도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임동원 국가비전연구실 부연구위원은 "호재가 거의 없다"며 현재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임 박사는 "외부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인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기업들도 과감한 움직임을 보이기 어렵다"라며 "법인세를 내리던가 규제를 풀어주는 등 정부 차원에서의 도움이 필요하다. 세수가 몇 년째 호황이긴 하지만 올해 추세로 봐서는 내년에도 이러한 상황이 이어질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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