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6.28 15:27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조선문학 석사과정 중인 알렉 시글리(왼쪽)가 문학대학 문학강좌 교원 리병간과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출처=알렉 시글리 트위터)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북한 유학 중에 돌연 연락이 두절된 호주인 알렉 시글리(29)에 대해 호주 정부가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28일(현지시간) 호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글리와 관련한) 추가 정보가 없다"면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에 계속 노력을 집중하겠다.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를 확실히 파악한 후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국이 안타까움을 전하고 기꺼이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시글리는 지난해부터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조선문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호주에서 소규모 북한 전문 여행사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왓츠앱 메신저 등을 통해 매일 가족과 소통하고 트위터와 블로그 등에도 활발히 글을 올렸지만 지난 25일부터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시글리가 24일이나 25일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평양에 대사관이 없는 호주는 영사업무를 대리하고 있는 평양 주재 스웨덴대사관을 통해 시글리의 행방을 찾고 있다.

일본 도쿄에 살고 있는 시글리의 일본인 아내도 애를 태우고 있다. 아내 모리나가 유카(26)는 호주 언론 뉴스코프에 "지난 24일 시글리와 마지막으로 통화할 때 아무것도 이상한 점이 없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체포된 건지 아닌지도 모른다. 매우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시글리와 모리나가는 지난해 평양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시글리의 친구이기도 한 호주국립대 북한 전문가 레오니드 페트로프는 "시글리의 연락 두절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한국 방문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북한 입장에선 3차 북미회담이 곧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북한의 정보를 외부로 전하는 시글리를 방해 요소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방한에 맞춰 북한이 일시적으로 시글리의 통신 수단을 차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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