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7.02 17:42

7월 이틀간 11.2원 상승...북미 협상 재개 효과 상쇄
물가상승 부진 등 경제지표 악재도 달러강세에 영향

지난 3개월간 원·달러환율 추이 (자료=네이버금융)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한 달여 만에 40원 가량 내린 원·달러환율이 일본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제 발표에 인해 상승세다. 증권업계는 국내 업계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원화가치는 크게 출렁였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일 대비 7.2원(0.62%) 급등한 116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도 4.1원 올라 이틀째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긴장감 확대로 5월 중순 1200원에 육박하던 원·달러환율이 대화국면에 들어가면서 1150선대까지 떨어지다 예상치 못한 한일 무역분쟁으로 다시 오르는 모양새다.

이 같은 원화가치 약세는 일본정부의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발표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날 TV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반도체 제조와 세정에 사용되는 리지스트와 에칭가스에 관한 포괄적 수출허가제도에서 한국을 오는 4일부터 제외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이 같은 제도적 혜택을 받지 못할 경우 3개 소재에 대해 개별적으로 90일 정도 걸리는 일본당국의 심사와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들 소재는 일본이 전세계 생산량의 70~90%를 공급 중이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반도체 업계는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외환시장은 크게 출렁이고 있다. 김영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조사들이 단기적으로 생산 차질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혜를 볼 것"이라며 "이번 이슈로 과잉 재고를 소진하고 생산 차질을 빌미로 가격 협상력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냉전을 상징하는 판문점의 남측 자유의집에서 만나 북핵 관련 대화를 재개하기로 했음에도 다음날 원·달러환율은 4원 이상 올랐다.

이날 장중 발표된 경제지표 부진도 원화가치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04.88(2015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하며 6개월 연속 1%를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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