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7.03 16:08

"1대당 25억원 넘는 다빈치 로봇, 연평균 262건 수술…매년 유지보수비 2억원"
22,000건의 로봇 보조수술 중 약 6,000건이 '전립선 절제술'
'삼차원 영상기기 활용·인공지능 접목한 수술 기기 개발' 과제

3일 국회에서 열린 '수술 로봇의 도입과 안정적 활용기반 조성을 위한 규제 혁신 방안' 토론회에서 토론회 패널들이 개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3일 국회에서 열린 '수술 로봇의 도입과 안정적 활용기반 조성을 위한 규제 혁신 방안' 토론회에서 토론회 패널들이 개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3일 국회에서 열린 '수술 로봇의 도입과 안정적 활용기반 조성을 위한 규제 혁신 방안'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수술로봇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와 의료관계자 모두 의료로봇의 효용성을 인정해왔고, 복잡하고 정교한 수술의 리스크를 낮출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제도는 의료로봇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아울러 "미국은 이미 2013년 로봇자문위원회에서 헬스케어 및 의료 파트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 대한 로봇 기술개발 로드맵을 제안하고 예산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일본에서는 환자들의 보행기능을 개선하는 외골격 로봇(로봇슈트)을 공적 의료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며 "의료로봇이 변화시킬 우리의 일상을 예측하고 선제적인 혁신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토론회 공동주최자인 같은 당의 박정 의원은 개회사에서 "의료로봇분야는 산업부, 과기부, 보건복지부 등 연관 부처들이 함께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여야 하는 범부처 사업"이라며 "또한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R&D를 수행하고, 몇 안되는 국내의 의료로봇 기업들이 해외기업과 경쟁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하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어느 산업보다 규제개혁이 필요하며,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기도 하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의료로봇 분야는 통일경제특구의 위상과 역할에 가장 부합하는 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박영삼 기계로봇과장은 '수술로봇의 시장동향'을 언급했다. "의료로봇 산업 세계시장 규모는 2017년 123억 달러에서 2025년까지 390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수술로봇이 의료로봇 전체 매출의 9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로봇 산업 국내 시장규모는 2015년 178억 원으로, 연평균 33.4%의 증가 추세를 보였다"고 식약처 자료를 인용해 발표했다.

특히 '수술로봇의 기술동향'에 대해 "美 인튜이티브 서지컬社가 독점하고 있는 복강경 수술로봇인 다빈치(da Vinci)을 포함해 인공지능과 융합된 첨단기술 개발이 활발하다"면서 "2000년도에 FDA 허가를 받고 2017년까지 약 4,400대를 판매하며 관련시장을 선점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의료진과 협업 기술 및 최소침습·무침습화를 위한 의료로봇 기구의 소형·경량화 기술, 의료영상 기술 등을 중심으로 인공지능과의 융합된 수술로봇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에선 최근 복강경 수술로봇(미래컴퍼니), 뇌수술로봇(고영테크놀러지), 인공관절 수술로봇(큐렉소) 등 수술로봇 연구 및 상용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산업부는 '로봇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을 통해, 복강경 수술로봇 국산화를 비롯해 정형외과, 신경외과, 중재시술 로봇 등을 개발했고 향후, 복강경 수술로봇을 고도화하고 내시경 수술로봇 등으로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로봇 보급사업을 확대해 의료로봇의 실증을 지원하고, 병원 등과 협력해 임상데이터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술개발 이후, 조기 상용화와 세계 시장선점을 위해 임상, 허가, 보험 단계에서 보건복지부, 식약처 등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은 올해 1월 심평원 신고자료를 기준으로 "58개 의료기관에서 84대 로봇 보조수술 장비를 운영 중이라며 이중 다빈치 기기를 보유한 의료기관은 57곳의 83대이고 '레보아이 기기'를 보유한 의료기관은 1곳이 1대를 보유하고 있다"고 현황을 발표했다. 이에 더해 "로봇 보조수술 장비가 도입된 2005년 이후, 로봇 보조수술은 꾸준히 증가해왔고, 로봇 보조수술 장비 증가와 더불어 수술 건수도 급격히 증가했다"면서 "2018년 기준으로 다빈치 로봇수술 장비 1대당 연평균 262.18건의 수술이 시행됐다"고 밝혔다.

또한, "2018년 기준으로 약 22,000건의 로봇 보조수술이 시행됐고, 이중 약 6,000건이 '전립선 절제술'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검토결과, 로봇 보조수술 전체 건수는 2018년 기준으로 2016년 대비 약 60%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의료로봇학회 조영호 수석부회장은 "세계 수술로봇 시장 성장세는 가파르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16년 5조 1874억 원이었던 세계 수술로봇 시장은 2021년 9조641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수술용 로봇이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2005년 17건에 불과하던 국내 로봇수술 건수는 2016년도에 이미 1만 건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수술용 로봇의 활용 범위가 확장되면서 수술로봇 시장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부회장은 '로봇 수술의 단점'도 지적했다. "다빈치 로봇의 가격은 25억원 이상이며 매년 유지보수 비용으로 2억원 가량을 내야 하기 때문에 수술 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다행히도 최근 국내기업인 미래컴퍼니 이외에도 버추얼 인시전, 500달러 수술 로봇을 선보인 플렉스덱스 서지컬 등 다빈치의 아성에 도전하는 후발주자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어 조만간 가격 경쟁도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아울러 "수술로봇의 성공적 시장진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강조한다"며 "의료기기로서의 수술로봇은 시스템의 안정성이 필수적이므로, 이를 위해서는 의료기관 현장에서의 많은 필드 테스트의 결과가 피드백되어야 가능하다"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수술로봇은 장기별로 특화되고, 최종 수술부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구개발을 추구해야 한다"며 "현재까지 미개척된 많은 수술로봇 분야에 도전해야 하고, 이에 더하여 수술 중에 환부를 확인할 수 있는 MR 등의 삼차원 영상기기의 활용기술 및 인공지능을 접목한 수술기기 개발에도 준비를 충실히 함으로써 곧 다가올 신시장 개척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박정·이철희 의원 및 (재)ROHUSO가 공동주최했고, ㈜로봇앤휴먼네트웍스, 고려대의료원, DST시스템, 대한의료로봇학회, 대한비뇨내시경로봇학회가 공동주관해서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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