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7.04 13:52

여야 5당, 나경원 연설에 일제히 '냉소적 비판'
민주당 "의원들이 인내하면서 끝까지 자리 지켰다"
바른미래당 "불안과 공포 논하기 전에 한국당의 오만함에 대한 사과가 먼저"
평화당 "1%의 최상위 기득권층 맞춤형 연설일 뿐"
정의당 "피해의식과 망상으로 가득한 말폭탄에 불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4일 국회에서 열린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 이후, 여야 5당은 일제히 냉소적인 비판을 가했다.

특히, 민중당은 이날 이은혜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나경원 대표의 입에서 '신독재', '민주주의 악용', '국민 불안' 따위가 쏟아지는 걸 보자니 기가 찬다"며 "사돈 남 말 하고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욕하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가장 악용하고 있는 것은 자유한국당 자신"이라며 "의석수를 무기삼아 떼쓰기 장외투쟁에, 자기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국회 정상화 못 하겠다 협박하고, 빠루 들어가며 폭력난동을 부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회 민주주의의 약점을 악용하고도 버젓이 남 손가락질 하는 꼴이 뻔뻔하기 그지없다"고 덧붙였다.

민중당과 궤를 같이하는 논평은 정의당에서 나왔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오늘 나경원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피해의식과 망상으로 가득한 말폭탄에 불과했다"며 "오늘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문은 자유한국당이 얼마나 답이 없고 쓸모없는 집단인지 여실히 드러내는 방증"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패스트트랙은 자유한국당의 몽니로 인해 마비된 국회의 수레바퀴를 제대로 돌리고자 했던 여야4당의 고육지책이었다"며 "그를 막아선 자신들의 야만스런 폭거를 아직도 의거인양 포장하고 주장하는 것은 후안무치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지금까지 자유한국당은 오답만을 써내려왔고, 앞으로도 답이 없다는 사실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며 "자신들이 답을 갖고 있다고, 대안이라고 함부로 주장하지 말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또한, "국민들은 오로지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의 이름이 대한민국에서 지워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맹공을 가했다.

이런 가운데,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제가 어제 연설하면서 주문했고, 또 오늘 기다렸던 답 없어서 좀 아쉽다"며 "저는 '일하는 국회'에 대한 주문을 했고 오늘 나경원 원내대표께서 최소한의 대답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는데 전혀 없는 것 같아 많이 섭섭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혁신형 포용국가로 가는 오늘의 이야기들에 대한 견해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을 다시 절감한다"며 "때로는 근거도 없고, 때로는 맹목적인 비난에 가까운 현실 속에서 그래도 오늘 의원님들께서 인내하시면서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힘이 어색한 박수에 비해서는 우월했다 생각한다"고 에둘러 말했다.

바른미래당의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나경원 원내대표의 연설을 고리로 민주당과 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이 남의 탓이라면 자유한국당은 반성이 없다"며 "불안과 공포를 논하기 전에 자유한국당의 오만함에 대한 사과가 먼저였어야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에 지난 긴 세월동안의 국회 파행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은 유감"이라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늘 자유한국당이 우리 경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심도 있는 지적을 한 만큼, 남은 20대 국회가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오늘 자유한국당이 강조한 발언들이 허공의 메아리가 되지 않도록, 제1야당으로서 최소한의 책무와 책임을 갖고 일하는 국회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한다"며 "상임위와 법안소위를 적극적으로 열어서 경제, 민생법안 통과에 함께 하는 실천적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민주평화당은 박주현 수석대변인이 이날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나경원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조목조목 따졌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잘못들을 퇴행적인 방향에서 비판하고 있을 뿐,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방향에서의 비판과 대안 제시는 없었다"고 일갈했다. 이어 "9년 간의 보수정권을 처참한 실패로 끝내고, 그 후로도 어떤 변화도 보여주지 못하는 자유한국당이 당당하게 할 수 있는 비판은 없어 보인다"며 "1%의 최상위 기득권층 맞춤형 연설일 뿐"이라고 혹평했다.

특히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주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비판했다. 하지만 1기 자사고가 모두 재지정되는데 낙후지역의 자사고만 불합리하고 불공정하게 취소되는 것이 부당하고 지역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것이지, 나경원 원내대표처럼 상산고 사례를 빗대어 사학의 자유와 교육 불평등을 무조건적으로 합리화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자유한국당이 탄핵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은 후 2년 간 개혁보수로 탈바꿈해서 시대에 걸맞은 대안을 제시하고 추진해주기를 바랐으나, 오늘 연설로서 확인한 것은, 서로의 잘못에 기대어 자신을 정당화하고 한 치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려운 기득권 양당체제의 씁쓸한 현실만 확인하고 말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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