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7.04 15:07

자동차산업발전포럼 "부품산업 경영 위기 심각…특별보증,우대금리 적용,지급보증 한도 확대 절실"
김주홍 실장 "정부, R&D 세액공제 늘려야…정부출연 기관 인력의 중소기업 지원 필요"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정만기 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정만기 회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자동차산업연합회는 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대회의실에서 ‘자동차 부품산업의 현황과 발전과제’를 주제로 제3회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을 개최했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비용절감 일환으로 중국 등에서 저렴한 부품을 수입, 사용하는 등의 원인으로 국내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업계의 매출이 줄면서 경영위기 상황에 몰리고 있다. 또 미중 무역 갈등에 의해 수출규제 정책 등이 확대되면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포럼은 우리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쟁력 수준을 진단하고, 부품산업이 당면한 과제와 애로사항, 대책 건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자동차산업연합회 정만기 회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완성차산업의 어려움으로 부품업체들도 동반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최저임금의 급속한 상승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경쟁력이 약화되어 다시 일감이 줄어드는 악순환에 처했다고”우려했다.

이어 정 회장은 “구조적 전환기에 있는 부품업체들은 친환경차와 자율자동차라는 산업 변혁기를 맞아 미래를 대비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책의 불확실성, 미래 산업 향방 불투명, 최저임금의 변동성, 빈번한 노사분규와 인력문제 등으로 미래 투자는 방향도 못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정만기 회장은 “우리 국회의 매년 규제 관련 입법건수는 국회 기준 약 1400건으로 미국·영국·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무려 6~38배 많아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해치고 있어 국내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준규 이사는 첫 번째 주제발표에서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현황과 발전과제’를 주제로 “우리 자동차산업은 2010년 중반 이후 국내외 시장에서 밀리고 있다”며 “부진한 내수 시장의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정부의 개별소비세 지원 등의 정책으로 인해 겨우 150만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수입승용차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18.6%에 달하는 등 시장잠식이 가속화되고, 수출도 2013년부터 6년 연속 감소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산업 위축에 대해 김 이사는 “구조적인 산업 경쟁력 하락에 의한 것으로 임금 상승, 낮은 생산성, 노조의 생산현장 통제 등으로 국산차가 가지고 있던 '가성비'라는 강점을 상실해 미국시장에서 일본차와의 가격차가 사실상 사라졌다”며 “첨단기술에서 선진업체와 격차가 여전한 상황에서 글로벌 자동차 트렌드였던 SUV 차량에 대한 늦은 대응과 제품개발력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준규 이사가 '자동차산업 경쟁력 현황과 발전과제'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준규 이사가 '자동차산업 경쟁력 현황과 발전과제'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김준규 이사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침체국면에서 전기동력차 비중은 확대되고 있고, CASE(Connectivity, Autonomous, Service, Electrification)를 중심으로 트랜드가 급변하고 있다”며 “미국의 GM은 미래사업 확대를 위해 기존사업을 축소하며 구조 조정을 단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대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도록 근로유연성을 제고하기 위한 법제도 개선과 우리 산업수준을 감안한 연비·배기가스 등 환경기준 설정이 우선적 과제”이며 “인공지능, 차량용 반도체, 수소차 등 핵심기술 관련 우수 학생을 선발해 MIT, 스탠포드 등 세계 유수 대학 유학 지원이 필요하며, 일본의 전략물자수출 규제에 대비해 모니터링 강화 등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다음으로 주제발표를 한 산업연구원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자동차 부품산업의 현황과 대응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에서 “국내 부품업체들의 경영실적은 2015년 이후 악화 되고 있으며, 완성차업계의 판매 감소와 원가 상승에 따른 영업 이익율 하락은 재무건전성을 저해시키고 있다”며, “지난해 말 정부는 부품산업 활력 대책을 발표했지만, 국내 금융업계는 자동차산업의 신용도를 하향 조정하여 정부 지원책은 단기간의 효과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미래 자동차산업은 부품산업과 이동수단(Mobility) 관련 서비스업이 주도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산업은 전장부품의 국산화 수준이 낮고 전기 동력·자율차의 핵심 부품은 수입 의존도가 높아 관련 분야 역량을 보유한 부품업체들을 엄선해 지원해야만 국내 부품산업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김주홍 실장은 ‘자동차부품산업의 주요애로 및 건의’라는 주제로 한 주제발표에서 지역별 순회 간담회에서 부품업체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부품업체의 3년간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40~5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설문조사의 내용 중 ‘가장 큰 경영상 애로사항’으로 인건비 부담·내수부진을 들었고, ‘운영자금 애로’는 높은 대출금리·까다로운 금융조건으로 자금 운영이 어렵다고 나타났다. 

다음으로 ‘근로시간 단축 대응’에 대해서는 자동화를 확대하겠다고 답했으며, ‘최저임금 인상 우려’에 대한 질문에는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경영악화와 신규투자가 위축되고 있다고 조사됐다. ‘R&D 애로’ 항목에서는 투자여력 부족과 전문인력 수급에 대한 애로사항을 지적했고, ‘미래차 준비’ 관련한 노력으로 경쟁력 부재가 주요 애로사항으로 조사됐다. 

숙명여대 이형오 교수를 좌장으로 패널토론을 통해 부품업계에 대한 많은 의견을 나눴다.(사진=손진석 기자)
숙명여대 이형오 교수(우측 세번째)를 좌장으로 패널토론을 통해 부품업계에 대한 많은 의견을 나눴다.(사진=손진석 기자)

김주홍 실장은 설문에 나타난 애로사항의 대책으로 “일반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산업정책 로드맵 제시와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 높은 입법 추진이 필요하며, R&D 인력 및 투자 지원을 위해 R&D 세액공제 확대와 정부출연 기관의 인력을 중소기업에 지원해야 한다”며 “금융 지원을 위해 우대금리, 심사조건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주제발표에 나선 중견기업연구원 김보수 부원장은 ‘자동차 금융애로 및 개선방안’에서 “최근 대형 자동차 부품업계 20여 곳이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일자리도 23만여명으로 2년전 대비 1만여명이 축소되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부원장은 “부품업체들은 열심히 해외 브랜드로부터 수주를 진행하고 있으나 투자자금 조달에 항상 애로를 겪고 있다”며 “수주를 하더라도 개발 비용은 납품 전까지 계약 부품사가 전액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 국내 금융기관들은 산업 자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그대로 금융시장에 반영해 국내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보수 부원장은 발표 말미에 “자동차 관련 부품 수출확대 및 해외시장 개척 애로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의 특별대책반 운영과 일시적 자금난에 직면한 기업의 대형수주에 대한 특별보증 및 획기적 한도 확대가 필요하다”며 “무역보험공사 수출계약기반의 특별보증제도와 KDB 경제활력제고 특별운영자금 한도를 중견기업의 경우 현재 5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7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각각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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