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7.05 09:26

시리아 정유공장에 원유 운반 도중 적발

(사진출처=BBC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이란산 원유를 싣고 시리아로 가고 있던 이란의 대형 유조선이 영국령 지블로터 해역에서 억류됐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에 또 하나 사안이 추가됐다.

4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령 지브롤터 경찰과 세관당국은 이날 오전 영국 해군 군함의 도움을 받아 지브롤터 남쪽 4㎞ 해역에서 유조선을 억류했다. 이 유조선은 330m 크기의 '그레이스 1'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란 유조선이었다. 이 유조선은 이란 해역에서 출발해 남아프리카를 돌아 지중해에 진입하려 했다.

파비안 피카도 지브롤터 행정수반은 성명을 통해 "이 유조선이 시리아의 바니아스 정유공장에 원유를 운반 중이라는 믿을만한 근거가 있다"면서 "이 정유공장은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이다"고 설명했다.

EU 28개 회원국은 시리아가 민간인에 대한 탄압을 계속하자 2011년부터 시리아에 제재를 적용하고 있다. 다만 2011년 이후 해상에서 선박을 억류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지브롤터 당국의 행동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영국의 이란 유조선 억류에 대해 환영을 나타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시리아와 이란 정부가 불법 거래를 통해 이익을 보는 것을 계속 막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영국령 지브롤터의 조치에 곧바로 반발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영국에 의해 자국 유조선이 불법으로 억류됐다고 항의했다. 이란은 이를 용납할 수 없으며, 이같은 행위로 인해 걸프 해역에서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란 외무부는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를 초치해 이에 대해 항의했다.

한편, 스페인 정부는 이란 핵 합의 탈퇴 후 이란 제재를 강행해온 미국이 영국에 이 유조선을 막으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호세프 보렐 스페인 외무장관 대행은 "미국이 영국에 요청해 생긴 일"이라며 "스페인 해역에서 일어난 일인 만큼 우리 주권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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