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7.07 08:10

디지털금융그룹, 독립성·자율성 얻고 비대면상품 개발 혁신 '박차'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지난 26일 열린 ‘2019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임직원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우리은행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VE7P286PA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올해 1월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 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임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우리은행)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은행권 핫 이슈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수익 확대’. 이중 디지털 혁신 노력은 결과에 대한 평가를 떠나 우리은행이 가장 활발하다.

올 7월 중으로 전면 개편을 완료할 주력 모바일뱅킹 앱 '원터치'가 그 성과물이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1일 디지털금융그룹을 ‘은행 안에 은행(BIB)’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 아래 별도 조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부문이 타행 대비 경쟁력을 높이고 영업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독립성과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다. 다른 은행들도 인력 강화 등의 형태로 디지털 부문에 힘을 싣어주고 있지만 이처럼 대폭적인 권한을 주지는 않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같은 조직 변화의 구체적인 예로 “디지털그룹은 은행에서 조직을 담당하는 부서와 협의를 하지 않고 필요시 자율적으로 별도 팀을 신설하거나 편제를 조정할 수 있다”라면서 “예산 사용에 있어서도 디지털그룹의 자율성이 한층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디지털그룹은 병렬관계에 있는 다른 그룹과 의견 조정을 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디지털그룹의 독립성과 자율성 확보는 급변하는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그룹은 지금까지 비대면 상품을 만들 때 상품 특성에 맞는 부서와 금리수준 등을 별도 합의를 해야 했다. 이는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신금리, 낮은 대출금리를 무기로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때 시중은행의 대응력을 제한하는 걸림돌이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디지털그룹장은 일정 수준의 금리 범위 내에서 비대면 상품의 금리를 결정하면서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

디지털그룹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책임질 인물은 황원철 상무다. 황원철 상무는 1년 전 휴렛팩커드(HP), 하나투자금융 최고정보책임자(CIO) 등을 거쳐온 금융·ICT 융합 전문가로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영입해왔다. 

현재 130여명으로 이뤄진 디지털그룹 인력 4분의 1을 외부에서 데려왔다. 임원급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경우는 은행권에 더러 있었지만 중간·실무인력을 대거 수혈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순혈주의'를 타파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흐름이다. 아울러 손 회장은 순환보직이 익숙한 은행권에서 업무의 연속성 보장과 전문성 확보을 위해서 장기근무제도 도입했다. 

손 회장에게 있어 디지털 전환은 '종합금융그룹 1위'를 향한 필수 과제다. 

고객의 금융비용을 줄이고 은행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은행 업무의 디지털화가 필수적이다. 우리은행은 신한·KB국민·KEB하나은행보다 디지털 강화에 늦게 착수했지만, 지난 1분기 568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하나금융(5560억원)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 여기에 디지털 역량이 더욱 강화되면 확고한 3위 자리를 꿰찰 수도 있다.

디지털에 대한 손 회장의 노력은 지난 3월, 사용빈도 높은 금융서비스를 한 데 모은 간편 모바일뱅킹 서비스 ‘위비뱅크’ 리뉴얼을 통해 나왔다.

자동로그인, 거래 단계 축소(8단계→6단계), 조작화면 간소화, QR송금 도입 등의 성과가 대표적이다. 편리성을 강화한 덕분에 20~30대 거래비중 전체 60% 수준으로 대폭 늘었다.

본격적인 시험대는 이달 중으로 출시될 주력 모바일뱅킹 ‘원터치’라는 게 은행권 관계자들의 말이다. 현재 주력 모바일뱅킹 앱은 ‘원터치개인’ 앱이다. 하지만 각종 서비스를 메인 화면에 펼쳐 놓아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사용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한 시중은행 디지털 부문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원터치개인 앱은 처음 만들어진지도 오래됐고 여전히 화면구성이나 서비스 진행절차가 복잡한 편”이라면서도 “지난 3월 새로 단장한 위비뱅크의 완성도를 미뤄볼 때 디지털 역량이 더 강화된 지금은 좋은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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