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7.08 16:34

"재발방지책 마련되지 않아 국내에서 국외로 암처럼 번지고 있어"

60여 종교·시민사회단체들은 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그룹 내 노조설립 과정에서 폭력행위를 당했다"고 규탄했다. (사진제공= 반올림)
60여 종교·시민사회단체들은 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그룹 내 노조설립 과정에서 폭력행위를 당했다"고 규탄했다. (사진제공= 반올림)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대한불교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의 종교단체들과 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등의 노조 및 각종 인권단체 등 60여 종교·시민사회단체들은 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그룹 내 노조 설립 과정에서 폭력행위를 당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이날 "삼성그룹은 창립 이래 80년 동안 무노조경영을 표방하며 노동자들의 단결권 등 기본권을 심각하게 제약해왔다"면서 "해고 등 인사상 불이익 뿐 아니라 각목 테러, 폭행, 납치, 가족 괴롭힘, 경찰, 사법부 등 공권력과 결탁돼 체포, 구속 등 야만적 인권 침해를 벌여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피해자 김용희님은 80, 90년대에 삼성에서 노조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납치, 해고, 가족 괴롭힘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분개했다. 이어 "그로인해 현재도 트라우마 속에서 고통스럽게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용희 님은 2019년 7월 8일 현재 해고자 복직과 명예회복, 사과를 요구하며 강남역4거리의 CCTV 철탑에서 단식 36일째, 고공농성 29일째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이런 극단의 농성을 하는 배경에는 그동안 삼성이 노조설립을 막는 과정에서 부당하게 해고하고, 사법부와 결탁해 구속시키고, 온갖 인권침해를 하고도 처벌은커녕 단 한마디의 사과도 받지 못했고 어떠한 형태의 구제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김용희 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김용희 님과 함께 강남역 앞에서 천막농성중인 삼성중공업 해고자 이재용 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래된 과거의 일이라고 문제제기를 할 수 없다면 이 일은 되풀이 될 것"이라며 "삼성의 노조탄압은 계속되어 최근 몇 년 동안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서비스지회(노조설립파괴공작으로 현재 재판중), 삼성지회(에버랜드 조장희 해고, 감시 등 부당노동행위 기소) 등 노조탄압, 인권침해가 발생했고, 국내를 넘어 삼성은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현지 공장에서 공권력과 결탁해 노동통제와 노조설립 파괴 공작 등을 펼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더해 "이렇듯 노조설립과 운영과정에서 벌어진 삼성기업의 폭력, 인권침해 만행에는 국가 공권력이 결탁됐고,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고 있으며 국내에서 국외로 암처럼 번졌다"며 "한국에서 과거에 벌어졌던 극렬한 인권침해행위가 무시되고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삼성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재벌기업 현대자동차 울산공장과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 과정에서 회사경비대 등 사측이 집단적 폭행을 자행해 노동자들이 골절, 상해 등 피해를 입는 일이 다반사이지만 경찰은 회사 내 일이라며 폭력에 대해 방관, 방조하고만 있다"고 질타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이러한 야만적 폭행, 인권침해가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더 이상 국내외에서 노조설립과정과 운영과정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내용을 철저히 조사하고 제도개선권고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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