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7.11 13:26

日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CISTEC) '부정수출사건개요' 자료 입수
고베에서 북한 쌀지원 선박 통해 '불화수소 밀수출' 적발
북핵·생화학무기 개발에 쓰이는 '전략물자 대거 밀수출 사례' 확인
일본서 밀수출된 전략물자가 리비아 핵시설서 발견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11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에 불화수소 밀수출한 나라는 일본"이라고 폭로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연단 뒤)은 11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에 불화수소 밀수출한 나라는 일본"이라고 폭로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11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에서는 약 20년 간(1996년~2013년) 30건 넘는 대북밀수출사건이 발생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중에는 일본이 핵개발·생화학무기에 활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가 포함돼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는 하 의원이 일본 안전보장무역정센터(CISTEC)으로부터 입수한 '부정수출사건개요' 자료에 따른 것이다.

일본의 CISTEC은 1989년 설립된 기관으로 안보전략물자 수출통제 관련 이슈를 연구분석하는 일본 유일의 비정부기관이다. 국내 유관 기관으로는 한국무역협회 전략물자정보센터(STIC)가 있다.
 
이날 하 의원의 폭로는, 최근 일본 일각에서 한국 정부 자료를 인용하면서 '한국이 핵무기에 사용되는 불화수소를 북한에 밀수출했을 수 있다'는 발언 이후 나온 것이어서 만만치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하 의원은 이날 '일본의 전략물자 밀수출 주요 사례'로 △북한에 불화수소를 밀수출하여 적발된 사례  △핵무기개발·생물무기에 이용될 우려가 있는 직류안정화전원, 주파수변환기, 동결건조기, 탱크로리 등을 밀수출 후 적발된 사례  △일본이 밀수출한 전략물자 중 3차원측정기가 리비아 핵시설에서 발견된 사례를 손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 안전보장무역정보센터 '부정수출사건개요(2016.10.14.)'를 인용해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일본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의 대북전략물자 밀수출설'과 같은 음모론과는 구별되는 '일본의 전략물자 대북밀수출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며 "일본의 주장대로라면 셀프 블랙리스트 국가를 자인한 셈"이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한일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은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해야 하며 계속해서 억지주장을 펼치면 오히려 일본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이라며 "일본은 즉시 부당한 수출 규제를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하 의원이 적시한 '일본의 대북 전략물자 밀수출 주요 사례'는 아래와 같다.

1. 1996년 1월 오사카항에 입항 중인 북한 선박에 불화 나트륨 50kg을, 이어서 2월에는 고베에서 입항 중인 북한 선박에 불화 수소산 50kg을 각각 수출 탁송품으로 선적하여 북한에 불법 수출했다. 불화수소산 및 불화나트륨은 화학·생물무기의 원재료 및 제조설비 등의 수출규제인 호주그룹(AG)의 규제대상이며, 사린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또, 본건은 북한에 긴급 지원쌀을 보내기 위한 북한 선적 화물선을 이용한 부정 수출이었다.

2. 북한을 발송지로, 직류안정화전원을 수출하려다, 2002년 11월 경제 산업상으로부터 핵무기 등의 개발 등에 이용할 우려가 있다며 북한에 수출하려면 수출 신청을 해야 한다는 통지를 받고도 2003년 4월 직류안정화전원 3대를 경제산업상 및 세관장의 허가를 받지 않고 태국을 경유하여 대북 불법 수출했다.

3. 동결건조기가 북한에서 생물 무기 개발 등에 이용할 우려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2002년 9월 동결건조기 1대를 경제산업상의 허가를 받지 않고 이 사실을 모르는 제조업자 등을 통해서 대만을 경유하고 북한에 부정 수출했다.

4. 2008년 1월 미사일 운반 등에 전용이 가능한 대형 탱크 로리를 한국 부산에 수출하는 것으로 위장하고 경제산업상의 허가 없이 해당 화물을 북한에 부정 수출 시도. 해당 화물은 관계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대북 수출은 미연에 방지됐다.

이에 더해 그는 '일본이 밀수출한 전략물자가 리비아 핵시설에서 발견됐다는 내용'도 지적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핵무기 개발 또는 제조에 이용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그 수출이 규제되고 있는 측정 장치인 3차원 측정기 2대를 말레이시아에 수출한다고 준비하고 2001년 10월 및 11월 2차례, 경제산업대신의 허가를 받지 않고 싱가포르를 경유하여 말레이시아에 부정 수출했다. 또한 말레이시아에 수출된 3차원 측정기 2대 중 1대는 재수출되었고 그 후 리비아의 핵 개발 관련 시설 내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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