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7.13 05:55

증권가 "한은, 기준금리 0.25%p 낮출 당위성은 충분"
"선행한 적 없어 18일엔 동결 가능성…8월에나 내릴듯"
정부도 '금리인하 필요성' 제기…대내외 불확실성 커진 탓

(자료=한국은행, 픽사베이)
(자료=한국은행, 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이면서 빠르면 18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시장은 그간의 선례를 봤을 때 미 금리 인하 단행 후인 8월 금통위에서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연 1.75% 수준으로 지난해 11월 인상된 뒤 지속 동결 중이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각) “최근 몇 주간 경제 전망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보다 완화된 금융정책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혀 오는 30~31일 예정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최근 정부 측에서도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금리 인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한은을 압박하는 모양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은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낫다”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거론했다. 특히 금리 인하에 따른 각종 부작용 우려에 대해 “금통위가 금리를 내린다고 바로 가계부채 증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며 “만약 우려가 있다면 금융규제를 동원해서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4일 “변화된 경제 여건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금통위가 합리적이고 적절한 결정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금리 인하에 무게가 쏠린 발언을 내놨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리 인하를 거론할 때가 아니다”라는 강경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난 상태다. 이 총재는 지난 달 25일 상반기를 마무리하면서 “우리 경제의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이전보다 한층 커졌고 대외 리스크의 전개향방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며 “물가여건 및 거시경제, 금융안정 종합 고려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언급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수출과 투자, 물가 복합부진과 미중 통상마찰 및 일본 금수조치 관련 잠복 불확실성을 고려할 경우 7월 한은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당위성은 충분하다”며 “미 연준의 7월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 수순에 진입했다는 점은 한은 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기는 촉매로 기능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평가했다.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편, 현재 시장은 한은이 미국에 선행해 금리 인하를 단행한 적이 없는 만큼 미 금리 인하 직후 내릴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미 FOMC 이후 한은 금통위는 8월 30일로 예정돼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나 한은이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줄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경기 하방리스크가 커졌다는 것을 시사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기준금리 인하 여지를 열어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당장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며 “시기의 문제지만 한은이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에 편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통위원 두 명의 금리 인하 주장, 이주열 총재의 경제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응 발언, 성장률 전망 하향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한은의 금리 인하는 시점의 문제”라며 “한미 기준금리 역전 부담, 주택가격 반등 등 금융불균형 우려, 낮은 기준금리 수준과 정책 여력 제한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의 금리 인하는 미 연준에 후행한 8월 금통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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