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7.13 07:30

'뇌 신경회로' 근육운동하듯 강화…책 많이 읽고 생각하는 행위 많이 해야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치매는 지구촌의 공통된 고민거리다.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는 치매예방을 위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치매환자가 매년 1000만명씩 늘어나 2050년에는 지금의 3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했다. 경제적 부담도 늘어나 2030년까지 매년 2조 달러가 치매환자를 돌보는데 투입될 것이라는 추산도 했다.

그렇다면 치매는 노화처럼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전문가들의 얘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치매는 뇌의 기능장애에서 비롯된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인간의 기억과 사고, 판단을 하는 전두엽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나타난다. 전두엽은 어떤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축적된 기억을 끌어내 종합 판단하고, 결정하며, 일의 진행을 수행하도록 지시하는 일종의 종합상황실이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전두엽의 기능은 자극할수록 더욱 향상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근육과 마찬가지로 뇌 역시 트레이닝을 통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뇌신경회로다. 나이가 들면 뇌세포는 파괴돼 숫자가 줄어들지만 뇌자극을 받으면 신경회로가 늘어나 볼륨이 커진다는 사실이 운전기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증명됐다.

그렇다면 뇌 트레이닝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근육운동과 마찬가지로 강한 자극을 주는 것이다. 새로운 언어를 공부하거나 대화를 많이 하고, 책을 읽는 등 생각하는 모든 행위가 여기에 포함된다.

최근 일본경제신문 자매지인 ‘굿데이’는 뇌건강을 활성화시키는 뇌 트레이닝을 특집으로 다뤘다. 올림픽 선수의 성적을 높이기 위한 훈련에도 활용되는 TNC(Total Neuro Conditioning)가 그것이다.

TNC의 개념도 뇌신경회로를 강화하는 다른 방법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뇌세포는 한정돼 있지만 신경회로는 자극을 주면 튼튼해진다는 것이다. 예컨대 아기의 뇌세포가 어른보다 훨씬 많지만 신체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그만큼 동작에 관여하는 신경회로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서 ‘골프공이 잘 맞지 않는다’던가, ‘계단을 빠르게 내려갈 수 없다’는 것도 이 같은 관점에서 해석한다. 근력의 쇠퇴나 노안의 문제라기보다 뇌의 정보처리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각적인 정보가 뇌를 거쳐 다시 손발로 갈 때까지 행동을 판단·지시하는 뇌활동의 기능을 높이는 것이 바로 TNC다.

일본 올림픽위원회 스탭으로 활동하면서 프로골퍼와 스키선수 등을 지도하고 있는 에구치 노리히데 대표가 제창한 TNC는 자세부터, 신체활동, 안구운동 등 다양하다. 이중에서 집에서도 따라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추려 소개한다.

1) 자세 점검과 바른자세 강화운동: 옆에서 봤을 때 귀와 어깨, 그리고 다리의 복숭아뼈가 일직선이 돼야 한다. 배가 앞으로 나오는 척추전만증, 등이 굽은 후만증, 그리고 거북목 등이 있으면 감각기관과 뇌기능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바닥에 온몸을 깔고 엎드려 지네처럼 기어가는 동작을 해본다. 손과 발, 머리를 같은 방향으로 좌우 번갈아 10회 반복한다.

▶네 발로 엎드려 허리는 아래쪽으로 U형태 만들고 전방을 본다. 머리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고, 다시 숙이는 동작을 반복한다. 등 근육은 같은 자세에서 팽팽하게 유지시킨다. 10회 반복.

2) 평형 감각: 몸의 밸런스를 보는 것이다. 균형 상태가 깨지면 뇌활동도 느려진다.

▶똑바로 서서 눈을 감고 한쪽 발을 위로 들고 몇 초간 버틴다. 시각의 도움 없이도 평형을 유지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양쪽 발을 번갈아 10회 반복.

3) 눈과 손의 협업: 눈으로 들어온 정보를 손이 제대로 수행하는지를 본다.

▶둘이서 마주보고, 팔을 쭉 뻗어 상대방의 집게손가락끼리 터치한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코를 터치한다. 이렇게 눈을 뜬 상태에서 10회, 감은 상태에서 10회 반복한다.

4) 안구운동: 눈으로 들어온 시각정보를 뇌가 빨리 수용하는 능력을 키운다.

▶팔을 양 옆으로 벌려 얼굴 양 옆에 놓고 집게손가락을 세운다. 그리고 머리는 움직이지 않고 눈동자만 가급적 빠르게 좌우로 움직이며 손가락을 본다. 이렇게 10회 반복. 눈동자를 상하로 움직이는 동작도 한다.

5) 양손으로 공잡기: 시각과 뇌와 손동작의 협업이 잘 이뤄지는지를 본다.

▶테니스공을 마루에 튀기며 잡는 동작을 반복한다. 공을 앞쪽에서, 다음에는 옆쪽, 그리고 뒤 쪽 등 방향을 전환하며 10회 동작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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