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7.15 18:29

노준석 포항공대 교수 연구팀

물질의 종류를 새로운 설계 요소로 추가해 원하는 파동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물질 종류를 선택해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림제공=포항공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딥러닝을 활용해 투명망토 물질로 알려진 메타물질을 설계했다. 

노준석 포항공대(POSTECH) 기계공학과 및 화학공학과 교수와 소순애, 문정호 연구원팀이 딥러닝을 이용해 미세한 나노 구조체를 설계하고 용도에 맞는 재료까지 선택할 수 있게 돕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메타물질은 재료의 표면에 독특한 3차원 나노 구조물을 일종의 패턴처럼 반복시켜 붙인 재료다.

빛이나 전파, 소리 등 ‘파동’이 이 구조물에 닿으면 구조의 형태와 크기에 따라 파동의 특성이 변한다.

예를 들어 빛이 완전히 다른 각도로 반사되거나 소리나 전파가 흡수돼 거의 반사되지 않기도 한다.

투명망토 역시 빛이 표면에서 반사하지 않고 물질을 따라 타고 흘러가면 가능해진다. 국방용 스텔스 기술이나 특수하고 정교하게 빛을 재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 메타물질은 연구자가 임의의 구조물을 설계한 뒤 이를 나노 공정으로 제작하고 그 성질을 실험하는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기 때문에 연구의 효율성이 낮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나 조지아공대 등 연구팀이 메타물질의 설계 방법과 파동 특성 사이의 관계를 AI에 학습시키는 방법으로 효율성을 개선하기도 했지만 이미 메타물질의 구조가 큰 틀에서 결정된 상태에서 미세하게 조정하는 수준이었다.

노 교수팀은 AI가 임의로 구조체의 구조를 설계하도록 했다.

이 때 물질의 종류를 새로운 설계 요소로 추가해 원하는 파동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물질 종류를 선택해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노 교수팀이 이렇게 AI가 만든 메타물질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실제로 사전에 AI에 주문했던 파동의 특성을 잘 구현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메타물질은 표면에 독특한 구조물이 반복 패턴으로 제작돼 파동의 특성을 바꾸는 소재다. 노준석 포스텍 교수팀은 메타물질을 AI로 설계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노 교수는 “AI를 사용한 메타물질 설계를 보다 자유롭게 하도록 하는 데 성공한 연구”라며 “다만 아직은 AI 특성상 제작이 불가능한 엉뚱한 디자인이 나오기도 한다. 보다 완전한 설계법을 개발하고, 제작 가능한 나노공정을 학습시켜 획기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메타물질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공기초연구사업, 미래소재 디스커버리 사업,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 선도연구센터 사업 및 글로벌 박사 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CS) 응용재료및인터페이스, 나노포토닉스, 사이언티픽 리포트 등 5편의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노준석 교수 (사진제공=포항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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