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7.16 14:35

이정호 KAIST 교수, 유석종 KISTI 박사 연구팀

저빈도로 존재하는 체성 유전변이를 찾기 위해 본 연구는 새로운 분석 파이프라인을 개발 및 적용하였다. 이를 통해 약 79.8%의 정확도로 알츠하이머병 및 동 연령대의 정상인의 뇌 및 혈액에 존재하는 체성 유전변이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저빈도로 존재하는 체성 유전변이를 찾기 위해 연구에서는 새로운 분석 파이프라인을 개발 및 적용했다. 약 79.8%의 정확도로 알츠하이머병 및 동 연령대의 정상인의 뇌 및 혈액에 존재하는 체성 유전변이를 찾을 수 있게 됐다. (그림제공=KA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이정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유석종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국가슈퍼컴퓨팅본부 박사 공동 연구팀이 노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후천적 뇌 돌연변이가 알츠하이머병의 새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52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얻은 사후 뇌 조직에서 전장 엑솜 유전체 서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에 존재하는 뇌 체성 유전변이를 찾아냈다.
뇌 체성 돌연변이가 알츠하이머병의 중요 원인으로 알려진 신경섬유다발 형성을 비정상적으로 증가시킴을 확인했다.

노인성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은 전 세계 GDP의 1%를 차지할 정도로 사회, 경제적 소모비용이 큰 질환이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분자 유전학적 원인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기존의 알츠하이머병 유전체 연구는 주로 환자의 말초조직인 혈액에서 전장유전체 연관분석을 하거나, 이미 가족력이 있는 환자에서 발견된 일부 유전자들에 대한 유전자 패널 분석 등이 주를 이루었다.

연구팀은 산발성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내후각피질에서 신경섬유다발이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주목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 조직에서 직접 엑솜 유전체 데이터를 생성해 알츠하이머병 뇌-특이적 체성 유전변이를 발굴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정상인의 해마 형성체 부위를 레이저 현미 해부법을 통해 정밀하게 오려냈고, 저빈도의 체성 유전변이를 정확하게 찾아내기 위해 대용량 고심도 엑솜 시퀀싱 데이터를 생성하고 저빈도 체성 유전변이 분석에 특화된 분석 파이프라인을 독자적으로 구축했다.

새 방법론을 통해 실제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체성 유전변이가 실제로 존재함을 체계적으로 규명함과 동시에 체성 유전변이의 누적속도 및 신경섬유다발 형성과의 관련성도 함께 밝혀냈다.

연구팀의 발견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체성 유전변이가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것으로, 알츠하이머병 유전체 연구에 대한 새로운 틀을 제시함과 동시에 향후 다른 신경퇴행성뇌질환의 연구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KAIST 교원 창업 기업인 소바젠을 통해 알츠하이머 질환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KISTI 유석종 박사는 “연구팀이 구축한 저빈도 체성 유전변이 분석 파이프라인 및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슈퍼컴퓨팅 기술을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발병 원리를 밝혀냈다”라며 “타 유전체 기반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라고 말했다.

서경배 과학재단, 보건복지부 및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고 KISTI의 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 시스템이 활용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지난 1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정호(왼쪽) 교수, 박준성 박사 (사진제공=KAIST)
이정호(왼쪽) 교수, 박준성 박사 (사진제공=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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