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7.17 16:47

강남세브란스 간담체외과·영양팀, 식품용 곤충분말 이용해 효과 분석

식용곤충 고소애를 활용한 암환자용 식단.
식용곤충 고소애를 활용한 암환자용 식단.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식용 곤충 고소애(갈색거저리)가 암 수술환자의 영양상태를 개선할 뿐 아니라 면역력 향상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박준성 교수와 영양팀은 농촌진흥청의 의뢰를 받고 암수술 후 고소애 분말을 섭취한 환자의 영양상태와 면역력 수치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효과를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암수술 환자 중 연구에 동의한 20명에게 수술 직후 고소애 분말을 포함한 식사를, 대조군 14명에게는 기존 환자식을 3주간 제공했다. 그 결과, 고소애식 섭취군은 대조군에 비해 평균 열량은 1.4배, 단백질량은 1.5배 더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암환자의 근육량은 3.7%, 제지방량(근육과 골격)은 4.8%나 증가했다. 암환자 영양상태를 평가하는 지표인 PG-SGA 평가결과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고소애 섭취군은 90%가 기존 영양상태를 유지하거나 개선된 반면 대조군은 57.1% 수준에 머물렀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고소애 장기복용에 따른 환자의 영양상태 및 면역력 개선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췌담도암과 간암 환자 109명 중 49명은 수술 후 2개월간 식사와 함께 고소애 분말을 섭취케 하고, 대조군 60명은 미숫가루를 섭취토록 했다. 그 결과, 열량 섭취율은 차이가 없었지만 단백질 섭취율은 고소애 섭취군이 약 1.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의 영양상태를 나타내는 영양지표 중 건강한 세포막의 상태를 반영하는 위상각(Phase angle)이 고소애를 먹은 환자군에서 2.4% 높게 나타났다. 면역세포 중 자연살해세포(NK세포)와 세포독성 T세포(Cytotoxic T cell) 활성도도 고소애 섭취 환자군에서 각각 16.9%,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면역력 개선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고소애식이 필수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고,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어 암환자의 영양상태와 면역력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해석했다.

박 교수는 “암환자는 상처 치유와 체력 회복을 위해 필수아미노산 함유가 높은 양질의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며 "고소애는 육류나 생선보다 섭취가 편하고 소화가 잘 돼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식용곤충 고소애는 2016년 3월 일반 식품원료로 인정돼 다양한 식품에 활용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식용 촉진을 위해 '고소한 애벌레'라는 뜻의 '고소애'로 명명했다. 고소애는 단백질 53%, 지방 31%, 탄수화물 9%로 단백질 함량이 높고,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의 함량이 7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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