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7.20 08:00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성상·김범준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성상(왼쪽)와 김범준 교수
경희대병원 신경과 윤성상(왼쪽)와 김범준 교수

7월22일은 ‘세계 뇌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4년 ‘뇌전증’ 지원을 결의한 것을 기념해 세계신경과협회가 매년 이날을 뇌의 날로 정했다.

뇌도 다른 부위처럼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통증을 호소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과 어지럼증이다. 증상이 너무 잦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지나쳐버리기 일쑤지만 때에 따라선 심각한 질환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 경희대학교병원 신경과 윤성상·김범준 교수가 말하는 ‘건강한 뇌지키기’의 요령을 들어본다.

두통은 감기처럼 흔한 증상이다. 그렇다고 두통약을 먹으며 그냥 견디기만 하면 될까. 그렇지 않다. 생명을 위협하는 두통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망률을 높이는 두통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표적인 것이 뇌종양에 의한 두통이다. 뇌에도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예기치 않은 종양이 생길 수 있다. 종양은 양성도 있지만 암과 같은 악성도 있어 높은 사망률의 배경이 된다.

뇌종양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서서히 종양이 커지면서 뇌를 압박하고, 해당부위에 따라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두통과 함께 국소적인 신경장애와 같은 동반증상이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시야가 겹쳐 보인다거나 어지럽다, 또 균형감각이 떨어진다, 구역질이 난다거나 토하기도 한다 등이다.

뇌종양에 의한 두통은 장시간 누워있는 새벽에 두드러진다는 것도 특징이다. 반면 긴장성·혈관성 두통은 오전보다는 오후로 갈수록 심해진다.

다음으로 위험한 두통은 뇌졸중의 전조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우리 몸이 '주인'에게 경고를 하는 것이다.

뇌경색은 동맥경화에 의해 혈관이 막히거나 핏덩어리인 혈전이 떠돌아다니다가 좁은 뇌혈관을 막아 발생한다. 특징은 사지마비, 또는 감각·발음장애와 같은 동반 증상이 있다는 것이다. 특징은 팔·다리의 기능부전이 올 때 한 쪽에서만 발현된다는 점이다. 증상은 손상된 뇌부위에 따라 나타난다. 오른쪽 뇌는 왼쪽 몸의 운동과 감각기능을, 왼쪽 뇌는 오른쪽 몸의 운동과 감각기능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뇌의 뒤쪽 혈관에 뇌경색이 발생하면 어지럼증과 함께 균형감각 이상, 발음·시야장애 등을 보인다.

이 같은 증상이 일시적으로 진행돼다 회복되는 환자도 있다. 이는 혈관이 잠시 막혔다가 다시 뚫리기 때문이다. 이른바 ‘일과성 뇌허혈증’으로 미니뇌졸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뇌경색 환자 5명 중 1명꼴로 나타난다. 이런 경고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운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질병의 양태가 제각각이지만 재발이 잦다는 것은 공통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뇌혈관이 터지는 것은 대부분 뇌동맥류에서 비롯된다. 뇌혈관의 일부가 꽈리처럼 부풀어오르는 병이다. 혈류가 이곳에서 와류를 형성하고, 이로인해 꽈리혈관이 얇아지면서 종국에는 혈압을 이기지 못해 터진다. 뇌속에 갑자기 혈액이 쏟아져 나오면 뇌압이 올라가 뇌세포가 파괴되는 응급상황이 발생한다.

다행히 일부 환자에선 얇아진 혈관의 작은 구멍에서 혈액이 누출되면서 두통을 일으킨다. 이때 두통은 대부분 벼락이 친다는 뜻의 전격성 두통이다. 이런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무조건 119를 부르는 것이 정답이다.

두통 증상은 이렇게 가벼운 것에서 심각한 정도까지 스펙트럼이 넓다. 따라서 어떤 두통이라도 간과하지 말고, 한번쯤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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