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7.21 12:00

손정곤 KIST 박사 연구팀

 

손정곤 박사팀은 아주 쉽고 간단한 공정으로 어떠한 형태의 블록공중합체라도 배향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림제공=KIST)
손정곤 박사팀은 아주 쉽고 간단한 공정으로 어떠한 형태의 블록공중합체라도 배향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그림제공=K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손정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광전하이브리드연구센터 박사팀은 반도체 칩이나 광전소자 제조에 사용되는 나노 패터닝기술을 한 차원 높인 기술을 선보였다.

최근 차세대 반도체를 위한 공정으로 10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수준의 초미세 패턴 제작기술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블록공중합체의 스스로 나노구조를 만드는 자기조립 특성을 이용한 미세 패터닝 기술은 저렴하고 빠르게 대면적의 초미세 나노 패턴을 얻을 수 있어 차세대 나노 패터닝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블록공중합체를 활용해 나노패턴을 만드는 과정에서 구조적 결함을 제거하고, 패턴을 정렬하는 등에 기술적 한계가 있었다. 블록공중합체를 10 나노 이하로 제작할 경우, 패턴 전사에 필요한 수직 배향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기존 연구들은 특정 블록공중합체에 대한 수직 배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매번 임의의 고분자를 합성해서 각각 필름의 위와 아래에 도입해야 하는 등, 복잡하고 까다로운 공정을 이용하였기 때문에 실제 공정에 적용하는데 큰 제약이 따랐다. 

연구진은 필터를 도입한 플라즈마 처리방법으로 낮은 에너지의 입자들만 통과하게 하여 고분자 필름과 물리적인 충돌만 일어나도록 함으로써 표면에 3~5 나노 수준의 얇은 화학적 결합층을 형성했다.

이 공정을 블록공중합체 필름에 도입하여 두 고분자들이 잘 섞여 있는 얇은 층을 만들고, 이 층이 자연적으로 아래의 블록공중합체와 중립적인 경계면을 형성하게 하여 수직 배향을 가지게 만들었다.

이 공정은 다양한 종류와 모양의 블록공중합체 뿐 아니라 다양한 공정 조건 하에서도 모두 수직 배향 형성이 가능함을 보였다.

KIST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실제 반도체 공정에서 3차원 입체구조 트랜지스터로 사용되는 핀펫을 모사한 3차원 구조를 구현할 수 있었다.

미세 화학 패턴 위에서도 결함이 거의 없는 10나노 이하의 수직 줄무늬 패턴을 형성할 수 있음을 보였다.

손정곤 박사는 “이번 성과는 그동안 난제로 여겨졌던 범용적으로 사용가능한 블록공중합체의 배향 조절 이슈를 아주 간단하게 해결했다"라면서 "유도 자기조립을 통한 10 나노 이하 패터닝 기술이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로 실질적으로 적용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 기관고유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 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인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에 게재됐다.

오진우(왼쪽) 박사, 손정곤 박사 (사진제공=KIST)
오진우(왼쪽) 박사, 손정곤 박사 (사진제공=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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