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7.20 07:55
(자료=한국은행)
(일러스트=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이 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1.50%로 되돌렸다. 지난 18일 한은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11월 0.25%포인트 올린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했다. 한은이 7월말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이벤트보다 이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하반기 중 1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이례적으로 큰 폭(-0.3%포인트)으로 하향 조정한 올해 경제성장률 2.2% 달성은 쉽지 않은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번 금리인하 조치가 당장 실효금리하한에 근접한 것은 아닌 만큼 어느 정도 정책여력은 갖고 있다”며 “향후 통화정책 방향도 기본적으로는 완화기조 쪽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예상과 달리 미 연준보다 먼저 정책 대응에 나섰다”며 “과감한 행보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한은의 경기 판단이 다소 부정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2%로 제시했다. 다만 기존 4월 전망대비 0.3%포인트 낮춰 잡았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지난 4월 이후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등 대외 경제 여건이 많이 변화했다”며 “상반기 중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앞으로의 여건도 낙관하기 어려운 점을 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오는 11월 추가 금리 인하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서울 등 일부 아파트 가격 반등으로 인한 금융불균형 우려에도 한은은 정부의 재정정책 확대와 함께 정책 조합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통위가 7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연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확대됐다”며 “미중 무역분쟁, 일본 경제보복 등 불확실성 요인이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를 통해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한은이 올해 경제성장률로 제시한 2.2%가 결코 쉽지 않은 목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성장률을 2.2%로 큰 폭 하향조정했으나 이를 달성하려면 3분기와 4분기에 전분기 대비 평균 0.75%포인트씩 성장해야 한다”며 “2016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평균 0.6%포인트씩 성장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낙관적”이라고 언급했다.

또 “올해 3분기와 4분기 경제가 0.6%포인트씩 성장하면 올해 연간 성장률은 2.04%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며 “잠재성장률을 크게 하회하는 올해 성장경로와 중국 등 글로벌 성장률 둔화, 일본의 수출제한 장기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10월 또는 11월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 하향은 올해 성장률이 1%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하반기 국내 경기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만약 미국의 3250억 달러에 달하는 대중국 수입품에 대한 추가관세가 현실화되거나 한일 갈등 장기화로 반도체 생산 등이 하반기에 차질을 빚을 경우 국내성장률 둔화 압력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한은의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외불확실성 리스크가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확대될 경우 하반기 수출 및 설비투자의 동반부진이 지속되면서 국내성장률이 1%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소은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인하 기조는 민간내수의 회복을 어느 정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되나 과거에 비해 금리를 내릴 수 있는 폭 자체가 현저히 적다는 것은 분명한 제약 요인”이라며 “재정정책 지연과 무역분쟁 확산 등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뚜렷한 경기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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