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7.20 07:00

허윤정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이용 증가 및 지방환자의 수도권 집중"
이진용 "상급종합병원 이용하려면 최장 3개월 기다려야"
"치료 지속성 담보 불가능·상급종합병원 진료 필요 환자의 건강 악화 초래"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대형병원 환자집중 현황 분석을 위한 전문가 대토론회'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 소속 기동민 의원(왼쪽 다섯 번째) 및 남인순 의원(왼쪽 여섯 번째)을 비롯한 토론회 주요 참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대형병원 환자집중 현황 분석을 위한 전문가 대토론회'에 참여한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 소속 기동민 의원(왼쪽 다섯 번째) 및 남인순 의원(왼쪽 여섯 번째)을 비롯한 토론회 주요 참여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문재인 케어'로 일컬어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으로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현상이 심각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가 주최한 '대형병원 환자집중 현황 분석을 위한 전문가 대토론회'가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 축사에 나선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정부는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를 목표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2017년 8월에 발표했다"며 "선택진료·상급병실·간병비 등 3대 비급여와 치료에 필요한 의학적 비급여를 급여화했고,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안전망을 강화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로 인해 국민 대다수가 의료비 경감 혜택을 받았고, 약 2조2천억 원의 가계 의료비 부담이 감소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우리 의료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확보와 의료전달체계 개선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에 다수의 언론과 전문가분들이 지적하고 있는 '대형병원 환자집중'은 보장성 강화 대책 이전부터 문제가 돼 온 우리 의료 정책의 오래된 숙제"라고 인정했다.

이 토론회에서 제1 주제발표를 맡은 허윤정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평가연구소 소장은 "상급종합병원·상위 5개 기관 병원의 진료비가 급증하면서 다른 병·의원의 경영난이 심각하다"며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의료이용이 증가하고 지방환자의 수도권 집중으로 지역의료체계 부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이용에 대한 다각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 소장은 '연도별 입내원일수 점유율'을 제시하면서 "상급종합병원의 점유율은 2009년 이후 외래는 5.5%선, 입원은 20%선을 지속적으로 유지했고, 2017년~2018년 입내원일수 점유율은 종합병원만 다소 증가했고, 그외의 요양기관은 다소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7년~2018년 '외래'의 경우 '종합병원>병원>의원>상급종합병원'이었고, 같은 기간 '입원'의 경우는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의원'이었다"며 "이 기간 동안 의료이용(입내원일수)은 종합병원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고 적시했다.

아울러 그는 '연도별 진료비 점유율'에서 "상급종합병원의 점유율은 외래 17~18%, 입원 35~38%선을 유지했다"면서 "2017년~2018년 진료비는 종합병원만 다소 증가했고 그 외의 요양기관은 '유지' 또는 '다소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증환자의 대형병원 이용'과 관련해 "전문진료질병군 환자구성비율의 평균은 증가하는 추세인 반면, 일반진료질병군의 환자구성비율의 평균은 감소하는 추세"라며 "단순진료질병군의 환자구성비율의 평균은 2014년 이후 감소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지방환자들의 수도권 집중 현상'과 관련해선, "수도권 소재 상급 종합병원 환자 중 비수도권 환자비율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2017년~2018년까지의 증가는 두드러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같이 추세를 설명한뒤 그는 "대형병원 환자집중현상이 급격히 가속되었거나 진료비가 급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향후 추세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을 맺었다.

제2 주제발표에 나선 서울대 보라매병원 이진용 교수는 '대형병원 환자집중의 문제점'으로 "낮은 의료비용으로 치료 가능한 환자가 가장 비싼 의료를 이용하는 점과 상급종합병원에 이르기까지 여러 의료기관을 거치기 때문에 중복진료 및 검사비용이 소모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필요한 환자가 환자 집중으로 인해 대기시간 연장과 치료 지연이 발생한다"며 "환자가 많은 상급종합병원 이용을 위해서 길게는 3개월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환자 치료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으며 실제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필요한 환자 건강이 악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적정 기능 이외의 진료는 종별 의료기관 간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상급종합병원 외 종별 의료기관의 경영수지를 악화시킨다"면서 "의료기관 종별, 지역별(수도권 및 비수도권) 의료자원 격차로 이어진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허윤정 심사평가연구소 소장과 서울대 보라매병원 이진용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전문가 토론자로는 장성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교수, 정형준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조원준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 이세라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 송재찬 대한병원협회 상근부회장, 신성식 중앙일보 기자, 손영래 보건복지부 과장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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