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과 낙동강네트워크 등의 환경단체들은 23일 국회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내성천과 낙동강을 살리기 위해 영주댐 해체 로드맵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무리하게 건설된 영주댐은 사업 자체의 목적도 불분명할뿐더러 건설이후 내성천의 빼어난 경관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등 그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낙동강에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하겠다는 목적도 내성천이 원래 낙동강에 맑은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왔다는 것과 낙동강에 건설된 8개의 보 자체가 수질 악화의 원인이라는 점에서 한 치도 수긍할 수 없다"며 "영주댐과 관련된 최근의 시험담수 논란은 영주댐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결정해야 할 시기에 정부가 여전히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못한 채 허둥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질타했다.

계속해서 "2016년에 준공된 영주댐은 전체 저수량 중 16%만 물을 채웠으나 녹조가 창궐하고 악취가 끊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결국 김은경 전 환경부장관 때 댐 하류 낙동강 수질을 오히려 악화시킨다는 이유로 댐 시험담수를 중단시킨 바 있다"며 "그런데 지금와서 영주댐 처리에 관한 확고한 청사진도 없이 한국수자원공사가 느닷없이 담수와 댐 가동을 거론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존재목적을 상실한 영주댐을 해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든 담수를 추진하는데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들은 '혈세 낭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영주댐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1조1천억짜리 애물단지"라며 "하지만 일각의 영주댐 담수 주장에 부응해 수자원공사는 본격적인 담수 계획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또한, "최근 들어 수자원공사는 시험담수 시도와 병행해 '영주댐 수질 개선 종합대책'으로 1천억원을 다시 투입할 것을 환경부에 요구하고 있다"며 "사실상 영주댐을 가동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인데, 환경부 장관이 취한 조치를 산하기관이 번복하려 한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분개했다.
 
이에 더해 "정부는 현재 금강·영산강 보 해체를 포함해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구조물을 처리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만 강 주변 이해당사자들의 문제 제기 등으로 그 과정이 원만하지 못한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존재 이유 자체가 의심스러운 영주댐의 안전성을 새삼 검증하겠다는 것인지, 수자원공사가 시도하는 담수시험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내성천 생태계 보호를 위한 조사의 시급성'도 강조했다. "백두대간에서 발원한 물은 내성천 모래층을 통과해 낙동강에 흘러든다. 하도에 쌓인 모래는 1㎥당 0.5t의 물을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며 "내성천은 그 어떤 댐보다도 탁월한 저장기능을 해온 것"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댐 공사 이후 강이 급격히 훼손되었기에, 지금은 멸종위기생물을 되살리는 등 내성천 생태계 회복에 집중하는 것이 환경부 본연의 역할이라고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흰수마자 등 야생생물 서식환경에 대해 환경부의 전수조사가 시급하다"며 "이러한 정밀조사야말로 환경부와 수공이 내성천과 영주댐에 관하여 우선 취해야할 대책이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하천생태계의 건강성을 책임지고 있는 환경부는 강의 자연성 회복이 그 무엇보다 중요함을 재확인하고, 내성천과 낙동강의 생태보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상돈 의원을 비롯해 낙동강네트워크, 녹색연합, 대한하천학회, 생태지평연구소, 종교환경회의(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창조보전연대), 한국강살리기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