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7.23 18:54

손명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팀

인간 피부세포를 전분화능 줄기세포(iPSCs)로 리프로그래밍 시킨 뒤 3차원 오가노이드 형태의 간 장기모사체로 제작하면 증식 가능하고 개인맞춤 독성 및 약효 평가에 활용할 수 있다. (사진제공=한국생명공학연구원)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손명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박사팀이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증식 가능한 3차원 형태의 인간 간 모사모델을 개발하는데 성공해다.

신약개발 단계에서 필수적인 간독성, 유효성 평가용 인체모사 간 모델로, 동물실험과 임상시험 간극을 메우는데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는 인체의 거의 모든 신체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줄기세포로서, 배아줄기세포 및 역분화 줄기세포·유도만능 줄기세포가 전분화능 줄기세포에 해당하며, 특정 세포로만 분화 가능한 성체 줄기세포와 구별된다.

간은 재생이 잘 되는 장기이긴 하지만, 신약개발 단계에서 활용하기 위해 간 조직을 얻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체외에서 간 세포는 전혀 증식하지 않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진행 되어왔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간 세포모델 개발의 대표적 두 선두그룹은 한스 클레버스(네덜란드), 히데키 다니쿠치(일본) 등이 있으나, 클레버스 그룹은 외과적 수술을 통해 간 조직을 확보해야 하는 한계가 있고, 성체줄기세포 기반이기 때문에 특정 세포만 얻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다니구치 그룹은 본 연구팀과 같은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활용하여 조직의 다양한 세포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제작된 간 모델은 오가노이드 형태가 아닌 세포 덩어리 형태이며, 특히 증식하지 않고 기능적으로 미성숙한 한계가 있었다.

생명연 연구팀은 두 기술의 장점을 접목, 환자맞춤형의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이용하면서, 3차원 오가노이드 형태의 간세포 모델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완성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의 자가조직화 능력을 이용해 인체 조직과 유사하게 3D 형태로 제작한 장기유사체를 말한다.

연구성과는, 기존 전분화능 줄기세포 기반 오가노이드 모델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한 최초의 성과로, 체외에서 장기간 증식이 가능하고, 동결·해동이 가능하며, 기능적으로 성숙한 간 모델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오가노이드가 성숙화 될수록 인체와 유사한 약물반응을 분석할 수 있어, 보다 정확한 간독성 평가가 가능함을 확인하였고, 지방간 모델을 제작하고 치료제 발굴을 수행, 정상 및 간 질환 플랫폼 활용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손명진 박사는 “동물실험에서 간독성이 없었으나 임상에서 독성을 나타내어 심각한 경우 환자가 사망하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개발한 약물이 퇴출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결국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간 장기유사체’를 얼마나 인간과 유사한 정도로 구현(성숙화)하고, 대량으로 제공 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며 “이번 모델과 같이 인체 유사도가 높은 간 모델을 비임상에 활용함으로써, 향후 신약개발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생명연의 빅 이슈 그룹(BIG)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코리아 바이오 그랜드 챌린지 사업 및 보건복지부의 질환극복 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전문지인 저널오브헤파톨로지 7월 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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