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7.24 10:10

고대 구로병원 임채승 교수팀 개발 성공… 파동에너지, 분자진단 분야에 첫 적용
검출시간 절반으로 줄여…고가 장비 필요 없어 저개발국가에서도 활용도 높아

임채승 교수(왼쪽)과 남정훈 박사.
임채승 교수(왼쪽)과 남정훈 박사.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말라리아, 뎅기열, 메르스 등 각종 전염병의 바이러스 검출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고대의대 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임채승 교수와 고려대 남정훈 박사 연구팀은 말라리아, 뎅기열, 메르스 등 각종 전염병을 신속하게 진단하는 ‘파동에너지 기반 미세액체방울 분석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그동안 뎅기열 바이러스 검출에는 바이러스 배양검사가 사용됐는데, 바이러스 검출에 1시간가량이 소요되고 배양 방법도 까다로워 현장에서 원활하게 사용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램 웨이브(Lamb wave)기반의 파동에너지를 이용했다. 이 에너지로 뎅기열 바이러스가 포함된 시료 내부에서 입자의 움직임을 일으켜 바이러스의 전자 증폭 시 나타나는 점성을 측정했다. 그 결과, 바이러스가 포함되지 않은 시료에 비해 점성의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렇게 바이러스의 존재 여부를 검증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은 25분에 불과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신기술을 활용하면 땀 한 방울 정도인 30~50uL의 타액만으로도 기존 보다 2배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한 바이러스 검출이 가능하다.

또 대형의 고가장비도 필요하지 않고, 37℃ 등온장치만 있으면 검출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렇게 분석방법이 간단하다보니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과 편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연구팀은 후속연구를 통해 뎅기열뿐만 아니라 다양한 감염질환과 관련된 세포 검출도 가능함을 확인했다.

보통 기존의 바이러스 유전자 증폭검사에 필요한 장비는 4000여만 원에 이른다. 또 분석도 고도의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만이 가능해 저개발 국가에서는 활용이 쉽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 교수는 “파동에너지를 분자진단 분야에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저렴한 장비와 소량의 혈액만 있으면 분석이 가능해 향후 개발도상국에서 확산되는 감염질환을 신속하게 진단하는데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논문은 바이오센서 분야의 국제SCI급 저널 ‘Biosensors & Bioelectronics' 온라인판 10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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